되살아난 종전 기대에 글로벌 증시 안도랠리…코스피 6%↑
삼성전자, 장중 8.6% 올라 18만전자 회복…SK하이닉스도 8.4%↑
일본·대만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4% 전후 급등세
호르무즈 해협 자유통항은 과제…국제유가 배럴당 100달러대 유지
트럼프 종전발언에 시큰둥하던 시장, 이란 대통령 가세에 급반등되살아난 종전 기대에 글로벌 증시 안도랠리…코스피 6%↑
삼성전자, 장중 8.6% 올라 18만전자 회복…SK하이닉스도 8.4%↑
일본·대만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4% 전후 급등세
호르무즈 해협 자유통항은 과제…국제유가 배럴당 100달러대 유지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거듭된 발언에도 미덥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던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반등에 나섰다.
조기 종전 가능성을 시사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팽팽하던 지정학적 긴장감이 일부나마 풀리면서다.
1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현재 전장보다 6.26% 급등한 5,368.75를 나타내고 있다.
개장 직후에는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5% 넘게 치솟으면서 유가증권시장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 프로그램 매수호가의 효력이 5분간 정지되기도 했다.
특히 전날 각각 5.16%와 7.56% 급락했던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8.55%와 8.43%씩 치솟으며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기관이 1조868억원을 순매수 중이며, 특히 연기금(2천227억원)의 매수세가 강력하게 나타나고 있다.
전날에는 3조8천424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강하게 끌어내렸던 외국인도 이날은 1천381억원을 순매도하는 데 그치며 관망에 가까운 모습을 보인다. 반면 개인은 단기 차익실현 기회로 인식한 듯 1조312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하고 있다.
반도체를 비롯한 성장주 주가를 짓누르던 이란 전쟁 이슈가 다소 완화될 기미를 보이면서 시장 전반적으로 저가 매수세가 대거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비슷한 추세를 보인다.
이 시각 현재 일본 닛케이255 지수는 3.92% 급등한 53,064.17, 대만 가권 지수는 4.06% 오른 33,010.22를 나타내고 있다. 조만간 개장할 중국과 홍콩 증시도 상승 출발이 유력해 보인다.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간밤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진행한 통화에서 '필수 조건' 충족을 전제로 종전에 응할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필수 조건이 충족된다면, 특히 침략 재발 방지가 보장된다면, 이번 분쟁을 끝내는 데 필요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진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행사에서 "내가 할 일은 이란을 떠나는 것이다. 우리는 아주 곧 떠날 것"이라며 2∼3주 이내 철군 가능성을 거론했다.
올해 2월 말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선제공격해 이번 전쟁을 일으킨 이후 한 달 사이 최소 12번에 걸쳐 "곧 끝날 것"이라는 발언을 되풀이하는 트럼프의 모습에 신뢰를 잃었던 시장은 그간 강경 발언으로 일관하던 이란 고위층이 전쟁 종식 의지를 내비치자 안도 랠리에 돌입했다.
구글의 인공지능(AI) 압축 알고리즘 '터보퀀트' 공개와 D램 현물 가격 하락 등을 이유로 지난주부터 약세를 보이던 반도체주가 관련 우려를 불식하며 급반등에 나선 것도 증시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이에 간밤 뉴욕 증시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2.49% 급등하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도 각각 2.91%와 3.83%씩 뛴 채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작년 5월 이후 일일 최대 상승폭이다.
그러나 실제 종전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가 여전히 많은 상황이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이날 알자지라 방송 인터뷰에서 밝혔듯 '공식적 협상'이 개시되지 않은 상태인 데다, 미군이 철군한다고 해도 세계 에너지 수송의 관문인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행이 재개될지도 불투명하다.
이란 당국자들은 ▲ 적에 의한 침략·암살 완전 중단 ▲ 이란에 대한 전쟁 재발을 방지하는 견고한 메커니즘 수립 ▲ 전쟁 피해에 대한 명확한 배상 ▲ 중동 전역에 걸친 모든 전선과 저항 조직에 대한 전쟁 완전 종결 ▲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합법적인 주권 행사와 이에 대한 보장 등을 언급해 왔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이날 언급한 '필수조건'이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면 협상이 시작되더라도 난항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란은 이번 전쟁을 계기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채 이곳을 지나는 선박들에 통행료를 매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간밤 백악관 행사에서 "우리는 그 일과 아무 상관이 없다"면서 "프랑스나 다른 나라가 석유나 가스를 원한다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직접 그곳에 가면 된다. 그들은 스스로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확보를 마무리하지 않은 채 종전을 선언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이 경우 이란은 사실상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갖게 되며,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와 유럽 국가들의 에너지 안보가 심각하게 훼손될 소지가 있다.
통행료 탓에 에너지 수입 비용이 커지는 것은 물론 중국, 러시아와 우방 관계인 이란이 언제든 원유 수송을 가로막고 나설 수 있는 까닭에 에너지 수급 다변화가 불가피해질 수 있어서다.
실제 주식시장 반등에도 불구, 국제 유가는 그만큼 내리지 않고 있다.
간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1.50달러(1.46%) 내린 배럴당 101.38달러에 마감했다. 4거래일 만에 하락한 것이지만 낙폭이 크지 않았던 셈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란 전쟁의 승자 중 하나는 러시아다. 뜻하지 않게 미국의 석유 제재가 풀렸다. 또 다른 승자는 중국이다. 지난 한 달간 달러 외의 대부분 통화의 가치가 하락했으나 위안화는 0.6% 내리는 데 그쳤다"고 말했다.
최대 원유 수입국이지만 러시아 등을 통한 파이프라인으로 가스를 수입해 물류 충격이 크지 않고, 이란이 석유거래를 위안화로 할 의향을 밝히면서 오랫동안 원했던 '페트로 위안 결제시스템에 대한 기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허 연구원은 "전쟁에도 중국 증시(상하이 -6.5%, 홍콩 -6.9%)는 미국(S&P500 -5.1%)보다는 커도 (전반적으로는) 낙폭이 크지 않았다"면서 "중국의 위상 변화에 관심을 조금씩 가져봐도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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