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인도)=프라갸 아와사티 통신원】중동 전쟁이 계속될 경우 인도 루피화 가치가 달러 당 100루피를 넘어 사상 최저 수준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경고가 금융시장 전반에서 확산되고 있다. 최근 1년간 약 10% 하락한 루피화에 대해 당국이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이러한 조치가 일시적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일(현지시간)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기관인 웰스파고와 반에크 어소시에이츠는 "국제 유가상승이 향후 루피화 약세를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원유 가격 급등이 인플레이션과 경상수지 적자를 동시에 악화시키면서 통화 가치 하락 압력을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옵션 시장에서도 루피화 추가 하락 가능성이 반영되며, 달러당 100루피 수준이 현실적인 시나리오로 평가되고 있다.
루피화는 이미 올해 들어 아시아 주요 통화 가운데 가장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앞서 인도 중앙은행(RBI)은 역내 외환시장에서 은행들의 하루 마감 포지션을 1억 달러로 제한하는 등 강도 높은 조치를 단행했다. 이는 금융기관들의 과도한 투기적 거래를 억제하고 루피화 방어를 위한 조치로 평가된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제한적이다. 해당 조치 발표 직후 루피화는 장 초반 최대 1.4% 반등했다. 그러나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며 장중 95.125루피로 다시 최저치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정책 대응의 한계를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중동 지역 긴장이 완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이 수주 내에 종료될 수 있다고 언급했으나, 추가 병력 파견 등 상황 악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문제는 전쟁 이전부터 이미 루피화가 구조적인 약세 요인을 안고 있었다는 점이다. 대외수지 악화와 자본 유출, 그리고 걸프 지역 인도 노동자들의 송금 감소 가능성까지 겹치면서 통화 가치에 부담이 누적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루피화 약세 베팅이 계속되고 있다. 옵션 시장에서는 오는 6월까지 달러당 100루피에 도달할 확률을 약 13%, 연말까지는 약 41%로 반영하고 있다. 이는 시장이 중장기적으로도 루피화 약세를 예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제 유가 역시 주요 변수다. 브렌트 유는 전쟁 발발 이후 약 44% 상승해 배럴당 119달러(17만9701원)를 넘어섰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상황이 지속될 경우 150달러에서 최대 2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는 세계 3위 원유 수입국인 인도에 특히 큰 부담이다.
실제로 글로벌 투자자들은 3월 한 달 동안 인도 증시에서 약 120억 달러(18조 1188억 원)를 순유출하며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 이탈을 기록했다.
praghya@fnnews.com 프라갸 아와사티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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