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투자 1년 3개월 만에 원금 1.72배 회수
IPO 대신 M&A 엑싯 전략 적중
[파이낸셜뉴스]KB인베스트먼트가 메디컬 에스테틱 전문기업 코루파마를 1년 3개월 만에 성공적으로 매각하며 연환산수익률(IRR) 54%를 기록했다. K-뷰티의 외연이 단순 화장품을 넘어 고부가가치 메디컬 에스테틱 분야로 빠르게 확장되는 가운데, 스케일업 투자를 통해 '될성부른' 기업의 성장을 가속화한 전략이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다.
IPO 대신 M&A 엑싯 전략 적중
■유학생 창업자가 일군 'K-필러' 글로벌 네트워크
1일 KB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2024년 투자한 코루파마 지분 약 18.9%를 글로벌 헬스케어 투자사 라이프캐피탈(LYFE CAPITAL)에 전량 매각했다. 매각 밸류에이션(가치)는 약 1400억원으로, 원금 대비 1.72배의 수익을 올렸다.
코루파마는 지난달 12일 라이프캐피탈과 경영권 양수도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투자에 나섰으나 코루파마의 글로벌 확장성을 높이 평가한 해외 대형 자본이 가세하며 전략적 M&A로 방향이 전환됐다. 라이프캐피탈은 북미·유럽·아시아 전역에서 헬스케어 분야에 특화된 글로벌 투자사로, 최근 국내 미용의료기기 업체 비올 인수에도 FI로 참여하는 등 K-에스테틱 시장에 적극적으로 베팅하고 있는 곳이다.
코루파마는 얼굴·몸·헤어용 필러 주사제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다. 2025년 귀화를 통해 한국·러시아 이중국적을 가진 로만 베르니두브 대표가 2016년 한국 유학 시절 K-뷰티의 잠재력에 주목, 필러 주사제 연구원 출신 동료와 함께 창업했다.
실적은 그야말로 '파죽지세'였다. 2016년 매출 3억 원에 불과했던 회사는 2022년 260억 원까지 성장하며 연평균 매출성장률(CAGR) 113%를 기록했다. 단 한 차례도 역성장이 없었다. 현재 전 세계 126개국에 걸쳐 1960여개의 바이어와 독자적인 세일즈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으며, 매출의 대부분이 해외에서 발생하는 '전량 수출형' 구조다.
KB인베스트먼트는 2024년 12월 시장에 나온 코루파마 구주 거래에 리드 투자자로 참여했다. 전체 300억 원 규모의 물량 가운데 절반인 150억 원어치를 매입했다. 이 중 75억원가량은 자체 결성한 프로젝트 펀드를 통해 집행했다. 기존 FI였던 지노바 투자조합이 보유한 약 24% 지분을 매입하며 투자자 교체가 이뤄졌는데, 발행사의 펀더멘털이 워낙 탄탄해 수월하게 진행됐다는 후문이다.
이번 엑싯으로 펀드 출자자(LP)들은 조기 상환과 2배에 가까운 높은 수익률을 얻게 됐다. KB인베스트먼트 스케일업본부의 김형석 본부장은 "K-뷰티의 위상이 단순 화장품을 넘어 메디컬 에스테틱으로 전이되는 골든타임에 선제적으로 진입한 것"이라며 "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글로벌 자본을 매칭함으로써 단기간에 유의미한 회수 성과를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세 번째 프로젝트 '로가 펀드' 순항..K-에스테틱 투자 가속
KB인베스트먼트의 스케일업본부는 블라인드 펀드와 프로젝트 펀드를 결합한 공동 투자(Co-Investment) 방식으로 대형 딜을 주도하고 있다. 2024년 비젼사이언스와 코루파마에 이어 세 번째 프로젝트인 '로가 펀드'를 추진 중이며, 주요 LP들로부터 운용 역량을 높이 평가받아 순항 중이다. 오는 4월 중 조합 결성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스케일업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K-에스테틱 시장의 성장세도 이 같은 투자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2024년 24.7억달러(약 3조4000억원) 규모였던 한국의 미용 시술 시장은 2034년까지 121.4억달러(약 16조7000억 원)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미용 의료기기 시장도 18조원 규모에 달하면서 올해 초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는 국내 메디컬 에스테틱 기업들이 대거 참가해 글로벌 시장 확대에 나서기도 했다.
KB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시리즈B 이후 단계에서 수백억 규모의 딜을 주도하는 것은 하우스의 자본력뿐만 아니라 상장·M&A 전반을 아우르는 그로쓰 캐피탈로서의 역량이 필수적"이라며 "후기 단계 기업의 리스크를 관리하며 투자 수익을 극대화하는 스케일업 전문 하우스로서의 입지를 다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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