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 위의 그녀’ 4월 7일 개막
국내외 여성작가 19인 68점 전시
쿠사마 야요이·신디 셔먼 참여
삶·연대·치유의 서사 제주에
국내외 여성작가 19인 68점 전시
쿠사마 야요이·신디 셔먼 참여
삶·연대·치유의 서사 제주에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도립미술관이 국내외 여성 작가 19인의 작품 68점을 한자리에 모아 여성 예술의 삶과 경계, 연대와 치유를 짚는 기획전을 연다.
제주특별자치도립미술관은 기획전 ‘경계 위의 그녀’를 오는 4월 7일부터 8월 2일까지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한국 근현대 여성 미술사의 흐름과 동시대 여성 예술의 문제의식을 함께 보여주는 자리로 꾸려진다.
전시에는 국내 작가들과 함께 쿠사마 야요이, 신디 셔먼 등 해외 작가들의 작품도 포함됐다. 미술관은 여성 예술가들이 사회와 역사 속에서 어떤 시선으로 자신과 타자, 상처와 회복의 문제를 다뤄왔는지 입체적으로 보여줄 계획이다.
전시는 4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첫 번째 섹션 ‘현실과 자기 인식’은 방정아, 조영주, 정정엽, 신디 셔먼 등의 작업을 통해 여성의 몸과 일상이 사회 구조 안에서 어떤 시선과 규범에 놓여 있는지 들여다본다.
두 번째 섹션 ‘역사와 타자’는 연미, 문지영, 홍영인 등의 작품을 중심으로 꾸려진다. 역사적 희생자, 장애인, 난민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여성 예술가들의 시선과 연대 의식을 조명하는 구간이다.
세 번째 섹션 ‘사랑과 치유, 판타지’에서는 박영숙, 이수경, 이진주, 쿠사마 야요이 등의 작업을 통해 상처와 그리움, 회복의 과정을 보여준다. 개인의 고통을 예술로 풀어낸 작업들이 관객의 감정과 기억을 자극하는 구성이 될 전망이다.
마지막 섹션 ‘에필로그_나혜석’은 한국 여성 미술의 출발점으로 평가받는 나혜석의 삶과 작업 세계를 다시 호명한다. 미술관은 여성 예술가로서 또 한 시대를 앞서 살아간 인물로서 나혜석이 남긴 질문을 이번 전시의 결론부에 놓았다.
이번 전시의 중심어는 ‘경계’다. 여성은 가정과 사회, 돌봄과 노동, 개인과 제도 사이를 오가며 여러 역할을 동시에 감당해 왔다. 전시는 이런 현실을 단순한 제약의 언어에 묶지 않고 그 틈에서 만들어진 저항과 연대, 치유와 상상력의 흔적을 작품으로 풀어낸다.
해외 작가를 함께 배치한 점도 눈에 띈다. 한국 여성 미술의 맥락을 국내 작가만의 서사에 가두지 않고 국경을 넘어 반복돼 온 여성의 경험과 표현 방식을 함께 읽게 하려는 기획 의도가 담겼다.
이번 전시는 여성주의 미술만을 좁게 해설하는 자리에 머물지 않는다. 여성의 삶을 매개로 시대의 구조와 타자의 고통, 치유와 공감의 가능성까지 묻는다는 점에서 관객층을 넓힐 여지가 크다. 제주도립미술관이 봄·여름 시즌 대표 기획전으로 내세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종후 제주도립미술관장은 “여성 미술의 역사는 여성들의 일상과 연결을 창의적으로 재구성하는 과정”이라며 “사회가 그어놓은 경계를 건너며 삶과 예술을 일궈온 여성 예술가들의 궤적을 이번 전시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 문의는 제주도립미술관(064-710-4273)으로 하면 된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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