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까지 최대 1개월…토허제가 만든 거래 시차
집값 널뛰기에 네고 요구…계약 후 재협상 하기도
계약금 높이고 특약 강화해 거래 파기 막기 ‘안간힘’
집값 널뛰기에 네고 요구…계약 후 재협상 하기도
계약금 높이고 특약 강화해 거래 파기 막기 ‘안간힘’
[파이낸셜뉴스] #. 매도자 A씨는 구청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매수자가 토지거래허가 신청을 했으나 취소를 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소식이었다. 약정을 마친 상황이었지만 단순 변심으로 매수자가 매수를 포기하려한 것이다.
#. 매도자 B씨는 매수자로부터 호가가 약정 시보다 낮아졌으니 이와 비슷하게 추가로 가격을 깎아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B씨는 결국 거래를 포기하고 새 매수인을 찾기로 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이 4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매도자와 매수자 간 가격을 둘러싼 줄다리기가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급매 거래가 빠르게 소화되는 과정에서 집값이 단기간에 널뛰자 추가 협상과 그로 인한 갈등이 빈번해지는 모습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거래가 늘어나면서 계약 이후 가격을 둘러싼 매도자와 매수자 간 갈등 사례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 지역은 토허구역으로 지정됐다. 토허구역에서는 통상 매매 약정을 맺고 구청 허가를 받은 뒤 본계약을 체결한다. 이로 인해 약정과 실제 거래 사이에는 통상 2주에서 길게는 1개월가량의 시차가 발생한다.
문제는 이 기간 동안 정책 변수에 따라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의 보유세 강화 기조 발표나 공시지가 상승 등에 따라 급매 호가가 낮아질 경우, 매수자는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매도자는 재협상에 나서는 등 거래 조건을 둘러싼 줄다리기가 반복되는 구조다. 가격이 확정된 이후에도 거래가 완결되지 않는 토허제 특성상 가격 변동 리스크가 고스란히 당사자에게 전가된다는 지적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계약 파기나 조건 변경 사례도 적지 않다. 송파구의 C공인중개사는 "집의 컨디션 등을 문제 삼아 가격을 추가로 조율해 낮춰보려고 하는 경우도 있고, 다른 더 좋은 매물을 발견해서 계약을 취소하고 싶어하는 단순 변심 사례도 있다"며 "매도인은 허가를 기다리는 동안 팔 기회를 날리는 꼴이 되니 재협상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반대로 약정 후 집값이 오르게 되면 매도자가 위로금을 명목으로 추가금을 요구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거래 시점에 따라 가격이 엇갈리면서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불확실성을 떠안는 구조가 형성된 셈이다.
실거래가 신고 시점이 뒤섞이면서 가격 흐름의 왜곡도 나타나고 있다. 급매에 따른 하락 거래와 기존 신고가 거래가 동시에 공개되며 시장 가격의 기준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서울 송파구 ‘리센츠’ 전용 84㎡는 지난 3월 4건이 거래됐는데, 34억4000만원에서 29억7000만원까지 가격이 낮아졌음에도 하락 거래가 먼저 신고되고 고가 거래가 뒤늦게 공개되며 단기 흐름에 혼선을 키웠다.
송파구의 D공인중개사는 "최근에는 거래 파기를 막기 위해 약정 시 계약금 전액을 지급하라고 하는 등 약정금을 통상보다 높은 수준으로 설정하기도 한다"며 "토지거래허가 완료 후 일정 기한 내에 본계약을 하는 특약 사항을 기재하기도 한다"고 했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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