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산업통상부는 중동 전쟁 종전 이후에도 에너지 공급망 혼란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틀어진 공급망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종전 여부와 무관하게 길고 험난한 과정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2일 산업통상부 양기욱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중동전쟁 대응본부 일일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끝내도 산업부가 맞닥뜨린 전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종전 선언이 나오더라도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즉각 확보되는 것도 아니고, 대체 물량이 들어오는 데 시간이 걸리며, 유가가 전쟁 전 수준으로 회복되는 데는 훨씬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따라 석유 최고가격제의 종료시점도 현재로써는 미정이다.
이런 가운데 호주 정부가 자국 동부 지역 LNG 수출을 제한하는 절차를 개시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양 실장은 "호주 측이 수출 제한 조치 절차를 개시한다고 발표했으며, 외교부를 통해 사전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호주 정부가 이 조치를 추진하는 배경은 자국 내수 가스 부족이다. LNG 최대 수출국인 호주는 최근 국제 가스 가격 급등으로 생산 물량이 해외 수출로 쏠리면서 동부 지역 공급이 약 22만 톤 부족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조치 발동 여부는 동부 3개 LNG 생산업체와 협의를 거쳐 5월 중 결정된다.
다만 산업부는 국내 가스 수급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호주 측은 문제 삼는 것이 스폿(현물) 물량이라고 한국에 전달했으며, 한국가스공사의 장기계약 물량은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최악의 가정, 즉 제한 조치가 장기계약까지 미친다 하더라도 가스공사가 호주 GLNG로부터 연간 300만 톤을 도입하는 구조에서 차질 물량은 3~4만 톤, 하루치에도 못 미치는 수준에 그친다는 것이다.
한편 정부는 호르무즈 우회 대체 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4월 도입 예정 대체원유는 현재 5000만 배럴 내외로 파악되고 있다. 평시 기준연간 8000만 배럴가량이 필요하지만, 수요 관리 정책과 산업계 가동률 하락이 맞물려 실질 수요도 줄고 있다. 5월 물량은 더 빠른 속도로 확보되고 있다고 산업부는 밝혔다.
대체 도입선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카자흐스탄, 미국 등이 거론되며, 나프타의 경우 알제리와 그리스까지 후보군에 올라 있다. 코트라와 상무관 네트워크를 통해 실현 가능 물량을 기업 수요와 연결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비축유 공식 방출은 IEA와의 약속에 따라 6월 9일까지 2246만 배럴을 내보내야 하나, 비축유 스와프 제도 가동으로 방출 시점을 최대한 늦추고 있다. 양 실장은 "비축유 스와프를 활용하면 비축유를 더 길게 유지할 수 있고, 그것이 위기 대응에 더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