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개전 이후 첫 대국민 연설 나서
"앞으로 2~3주" 공격 강화 밝혔으나 종전 시점은 언급 없어
당초 장담했던 "4~6주" 전쟁 기한 넘길 듯
전쟁 정당성 강조, 다른 전쟁 비교하며 "32일만에 무력화" 자랑
트럼프 지지율 역대 2번째로 추락
현지 매체 및 정치권에서 쓴 소리 '해명 없이 전쟁 홍보'
전날 '나토 탈퇴' 인터뷰와 달리 나토 비난 자제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공격 이후 약 1개월 만에 첫 대국민 연설에 나섰으나 구체적인 종전 일정 및 계획을 언급하지 않았다. 현지 매체들은 트럼프가 민심 회복을 위해 전과 자랑에 급급했다고 평가했다.
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는 1일(현지시간) 백악관 대국민 연설에서 "앞으로 2~3주에 걸쳐 이란에 극도로 강력한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28일부터 이란을 폭격한 미국 정부는 이미 전쟁 5주차에 진입했다. 미국 백악관은 지난달 6일 브리핑에서 이번 공격이 "4~6주"안에 마무리된다고 밝혔으며 지난달 30일 브리핑에서도 해당 시간표가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종전 시점이나 지상군 투입 여부 등 핵심 현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는 연설 당일 부활절 행사에서 "국민들은 그저 이 사태가 빨리 끝나기만을 바라고 있다"며 "'당신이 크게 이기고 있으니 그냥 집에 돌아오라'고 말한다. 나는 그것도 괜찮다. 베네수엘라 석유와 우리 석유를 합하면 이미 충분하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약 18분 동안 이어진 연설에서 이번 전쟁이 정당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 정부가 "전례 없는 핵폭탄, 핵무기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능한 한 많은 미사일을 생산하려 했고, 사거리가 가장 긴 미사일을 만들었으며, 아무도 그들이 가지고 있다고 믿지 않았던 무기들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전쟁은 3년 1개월 2일이 걸렸다"면서 이제까지 미국이 개입했던 국제 분쟁들을 열거했다. 트럼프는 "우리는 군사 강국을 상대로 강력하고 탁월한 군사작전을 수행한 지 불과 32일 만에 그 나라를 철저히 무력화했으며, 사실상 더 이상 위협이 되지 않는 상태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CNN은 이번 연설에 대해 "트럼프는 이번 전쟁의 정당성을 주장했으나 종전에 대한 걱정을 해소하지 못했다"고 평했다. 이날 영국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공개한 미국 설문조사에 따르면 트럼프의 국정 지지율은 35%로 2017년 11월(34%)에 이어 2번째로 낮았다. 미국 AP통신은 "트럼프가 국민에게 전쟁을 홍보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과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서 미국 대사를 지냈던 이보 달더는 이날 영국 BBC를 통해 트럼프가 전쟁을 계속하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가 더 안전하다고 생각할 이유를 모르겠다”며 “미국 국민들도 비슷한 의구심을 갖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전날 '나토 탈퇴'를 언급했던 인터뷰와 달리 이날 연설에서는 나토 동맹을 비난하지 않았다. 그는 다만 이란의 반격으로 피해를 받았거나 미국에 협조한 중동 국가들을 언급하고 "감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도 이번 연설에 대한 의견이 엇갈렸다. 공화당의 팀 스콧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주)은 "(트럼프의) 목표는 분명하다"면서 "미국인들이 더욱 안전해졌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의 마크 워너 상원의원(버지니아주)은 이번 연설이 "일관성이 없고 미국 국민의 가장 기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변이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코네티컷주)은 연설 내용이 "트럼프의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현실에 근거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국계 민주당 인사인 앤디 김 상원의원(뉴저지주)은 트럼프의 연설과 이란 공격 모두 "완전한 재앙"이라고 지적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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