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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선사 선박 1~2척 억류..운전자금 지원 등 정부와 협의
평시 물동량 40% 전략물자 수송선 지정..선복량 200만TEU 확대 추진
평시 물동량 40% 전략물자 수송선 지정..선복량 200만TEU 확대 추진
[파이낸셜뉴스] "호르무즈 등 지정학적 사태가 발생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해운산업이 어떻게 역할을 할 것인가다"
양창호 한국해운협회 상근부회장은 2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해운협회에서 열린 해양기자협회 간담회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사태를 해운 안보의 최전선으로 규정했다.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호르무즈 위기는 '배가 없으면 나라가 멈춘다'는 해운업의 본질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양 부회장은 "호르무즈 해협 내에 갇혀있는 10개 중소선사는 보유 선박이 많아야 4~5척인데, 그중 1~2척이 갇혀 있어 운전자금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정부와 이미 지원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봉쇄, 원유 수급 비상.."정상화까지 수개월"
현재 페르시아만 걸프 해역이 사실상 막혀 있어 정부는 아랍에미리트(UAE)를 통해 원유 일부를 들여오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얀부항을 대안으로 검토했으나 후티 반군의 위협으로 홍해를 통한 수송마저 차단된 상태다.
인도·파키스탄·중국·동남아 선박은 호르무즈를 통과하고 있지만, 이란 측에 약 200만달러의 통행료를 납부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통행료가 고착화되면 유가 상승으로 직결된다"면서도 "통행료를 내고 이란 영해를 경유해 안전하게 통과하는 것이 선사들 입장에서는 현실적 해법"이라고 설명했다. 호르무즈 해역에 억류된 선박에는 한국인 승선자도 남아 있다. 양 부회장은 "위험 상태에 있는 20명만 내렸고, 180명은 그대로 선박에 있다"며 한국인 선원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도 전했다.
호르무즈 사태는 전략상선대 구축의 시급성을 다시 한 번 부각시켰다. 그는 "전쟁 등 유사시 물자를 수송할 수 있는 전략상선대를 육성해야 한다. 현재 88척 규모의 국가 필수선박제도를 확대 개편, 200척으로 늘려야 한다"며 "평시 물동량의 40%를 전략물자 수송선으로 지정하자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대만 또는 한반도 위기 상황에서 에너지 화물과 생활필수품 수송이 심각하게 저해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에너지 화물 수송 능력의 법제화를 서두르겠다는 입장이다. LNG(액화천연가스) 국적선 적취율이 2024년 38.2%에 불과한 데다, 장기적으로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그는 "에너지 화물 수송 능력은 국민의 삶과 직결된다"며 "원유·LNG에 대한 국적선사의 적취율을 높이고 선대를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협회는 '국가 전략상선대 운영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협회는 해수부와 공동으로 국적선사 우선 계약 의무화 조항 신설 등 해운법 개정을 추진하고, 핵심 에너지 화주가 국적선을 이용할 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마련할 방침이다.한국인 해기사 고용 확대를 위한 세제 혜택과 제도적 지원, 선원소득 전액 비과세 추진, 승선근무예비역 배정규모 복귀(800→1000명) 등도 함께 추진한다.
컨테이너 선대 비중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는 "국적 컨테이너 선대가 전체의 4%에 불과하다"며 "수출입 물량을 고려할 때 중국·대만·일본 등 경쟁국 대비 현저히 적다"고 지적했다. HMM 등 국적선사의 선복량을 현재 100만TEU에서 200만TEU로 2배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출입 화물의 99.7%가 해상운송에 의존하고 있음에도 국적 컨테이너 선사의 선복량 점유율은 4% 수준에 머물러 있다.
친환경 전환·해사클러스터.."중소선사 바우처 신설"
친환경 선박 전환도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그는 "다른 나라는 정부가 예산을 들여 친환경 선박으로 전환하고 있는데, 한국은 선사가 알아서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중소선사를 위한 친환경 기자재 바우처 사업을 신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형 해사클러스터 유지에 대한 위기의식도 드러냈다. 벌크선, 소형 유조선, 소형 컨테이너선 등은 수익성이 낮아 국내 조선소가 건조를 꺼리는데, 이 상태가 지속되면 다양한 선종에 대한 건조 역량과 선박 기자재 산업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다.
그는 "미국·일본은 시장 논리에 맡겼다가 경쟁력을 잃었고, 뒤늦게 안보 차원에서 지원에 나서고 있다"며 해운-조선 간 상생 협력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해운조선안보기금 조성을 통해 중국과의 20~30% 수준의 선가 격차를 보전한다. 국산 후판 사용 시 중국산과의 가격 차이를 보전해 국내 조선소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사모펀드(PEF) 소유 선사의 해외 매각 방지에도 적극 나선다. 그는 현대LNG해운 매각에 대해 "LNG 운송권이 포함돼 있어 반대한다"고 분명히 했다. "정부가 많은 투자를 들여 확보한 LNG 벙커링 기술이 있는 만큼 안보 차원에서 반대한다"며 "산업부에서 검토 중인데, 충분한 검토 후 관련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각 시 국적선 지위 유지 및 국가 물류망 기여도 평가 심사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대량화주의 해운업 진출 방지도 추진한다. 포스코 등 대량화주의 자가운송에 대해 "역사적으로 성공한 유례가 없다"며 "브라질 발레도 중국 철광석 수송에 나섰다가 실패했고, 포스코도 자가운송 후 막대한 손해를 보고 철수했다"고 지적했다. 해운법 개정을 통해 대량화주의 친환경 대체연료 자가운송 진출을 방지하겠다는 구상이다.
양 부회장은 중소선사 특별보증 지원 규모 확대, 위기대응 펀드 조성, 한국해양진흥공사 납입자본금 확충 등 해운 금융 안전망 강화도 과제로 제시했다. 동남아·한일·한중 항로 관련 행정소송 지원과 해운법상 공동행위의 공정거래법 적용 제외를 위한 법사위 통과에도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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