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주민 80%가 노선 복구 찬성했는데…요지부동인 부산 중구

백창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02 15:21

수정 2026.04.02 14:51

중구 1번 마을버스 4년째 특정 시간 산복도로 미운행 신축아파트 입주민의 소음과 사생활 침해 등 민원 탓 설문에서 주민 대부분 폐지 찬성에도 일치 의견 요구
신축 아파트 입주민의 집단 민원으로 특정 시간 운행을 멈춘 경남고교~덕산아파트 일대 도로의 최근 모습. 파이낸셜뉴스DB
신축 아파트 입주민의 집단 민원으로 특정 시간 운행을 멈춘 경남고교~덕산아파트 일대 도로의 최근 모습. 파이낸셜뉴스DB

[파이낸셜뉴스] 신축아파트 입주민의 집단 민원 제기로 마을버스가 산복도로 운행을 멈추면서 고령자의 교통 편의가 나날이 악화(파이낸셜뉴스 지난 2월 5일 온라인 보도)하는 가운데 사태 수습에 나섰던 부산 중구가 해결 의지 없이 주민을 애태운다.

2일 중구에 따르면 구는 '중구 1번' 마을버스 노선 조정 문제를 사실상 보류했다. 인근 지자체인 서구에서 지난 2월 주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제출받은 뒤에도 해결 의지 없이 사태를 방관하는 것이다.

설문조사의 주 내용은 저녁 시간대, 중구 1번 마을버스의 서구 동대신동 경남고교와 덕산아파트 일대 운행 여부다. 조사에는 서구 주민 1895명이 참여해 이중 1483명(78.2%)이 '미운행 시간 폐지'에 찬성했다.

남은 412명(21.7%)만이 현행 유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구는 요지부동이다. 주민 간 이견 없는 일치한 의견이 나와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조사에 참여한 2000명에 가까운 주민 모두 미운행 시간 폐지에 찬성해야 해당 마을버스가 경남고교와 덕산아파트 일대 산복도로를 운행한다. 주민 간 이해관계가 극명하게 달라 사실상 이는 불가능에 가까운 수준이다.

산복도로 주민은 이 사실을 알지 못한 채 노선 복구를 기다렸다. 주민 A 씨는 "설문조사에 참여한 지 한 달이 지나도록 아무런 연락이 없어 소식을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던 참이었다. 부산시에 문의해도 결과를 알려주지 않았다"며 "응답자의 약 80% 찬성했는데, 뭘 더 해야 한다는 말이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경남고교와 덕산아파트를 관내로 둔 서구와 부산시는 소극적 태도를 보이며 사태를 키우고 있다. 서구 측은 "우리 주민이지만, 노선 변경 권한은 중구에 있기 때문에 서구에서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부산시 역시 "상위 기관으로서 중구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중구 1번 마을버스는 2022년부터 4년째 단축 운행 중이다.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오후 7시~밤 10시에는 2020년 준공한 신축 아파트인 동대신동 브라운스톤 하이포레 인근의 경남고교와 덕산아파트 일대를 달리지 않는다.

마을버스가 단축 운행하게 된 배경은 신축 아파트 입주민의 집단 민원이다. 지난 2021년 아파트 입주민 467명은 마을버스로 인한 심각한 사생활 침해와 소음 문제를 겪는다며 아파트 뒤편에 조성된 산복도로 구간 운행을 멈춰달라고 요구했다.
결국 노선이 조정되면서 고지대이자 산복도로 근처에 거주하던 노인은 교통 불편을 겪는다.

huni@fnnews.com 백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