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규석 한국산림과학회장(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
어떤 나무를 어떻게 심어야 할까?
미래를 위한 숲 조성은 이제 ‘적지적수(適地適樹)’라는 불변의 원칙 위에서 더욱 정교한 설계가 돼야 한다. 숲은 자원이고 자연이자 인프라인 만큼, 생태·경제·사회적 요구를 동시에 수용하는 영리한 나무심기가 필요하다. 생태적으로는 기후 변화에 따른 식생 변화를 예측해 회복탄력성이 높은 숲을 구축해야 하며, 경제적으로는 미래 목재 자원으로서의 가치가 높은 우수 수종을 전략적으로 배치해 산업적 전망을 밝혀야 한다. 여기에 국민이 선호하고 휴식을 얻을 수 있는 경관·문화적 요소까지 고려해야 한다. 즉, 땅의 성질에 맞으면서도 환경과 경제, 그리고 국민의 마음까지 아우르는 ‘질적 고도화’를 이룰 때 산림은 미래세대에 전하는 더 큰 선물이 될 수 있다.
숲을 어떻게 가꾸고 활용할 것인가?
이러한 질적 가치를 유지하고 높이는 핵심 동력은 ‘산림순환경영’에 있다. 작년에 새로 수립한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에 흡수원 분야는 전체 배출량의 약 9%를 상쇄하는 수준으로 중요성이 높아졌으며, 대부분을 산림에서 달성해야 한다. 숲의 흡수원 기능을 증진하기 위해서는 잘 자란 나무를 적기에 수확해 건축이나 가구 등 우리 삶의 공간에서 목재로 활용하고, 그 비워진 자리에 다시 어린나무를 심어 탄소 흡수의 활력을 깨우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 목재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탄소를 사회 내부에 반영구적으로 고정하는 ‘탄소 저장고’를 만드는 일이며, 이는 NDC 목표 달성을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도 강력한 기후 대응 전략이다.
어떤 숲은 경영하고 어떤 숲을 보호해야 할까?
숲은 탄소흡수원이자 생물다양성을 온전히 지닌 공간으로 국제적으로도 자연기반해법의 핵심수단이다. 이러한 다양한 산림의 가치를 함께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산림 공간의 성격에 따라 구분해 관리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목재 생산과 경제적 가치 창출이 최우선인 ‘경제림’은 첨단 기술을 도입해 효율적인 생산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반면, 생태적 보전 가치가 높거나 희귀 식생이 분포하는 ‘보호림’은 철저히 보호해 생물다양성의 안식처로 보전해야 한다. 이처럼 숲의 목적과 활용 방안에 따라 공간을 구분하고 그 성격에 맞는 정밀한 관리를 병행할 때, 우리 숲은 경제와 환경이 상충하지 않는 조화로운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다.
산림은 세대와 세대를 잇는 생명의 가교다. 유네스코가 인정한 과거의 열정적인 민관협력을 이제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제2의 국토녹화’ 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 과학적 데이터에 기반한 적지적수의 나무심기와 목재 이용을 통한 탄소순환 지원, 그리고 생물다양성의 유지 증진은 우리가 미래 세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선물이다. 그리스 속담에 ‘노인이 나무를 심을 때, 그 나무 그늘에서 쉬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심는다’는 말이 있다. 지구의 건강과 우리 후손을 위해 오늘 나무 한 그루 심어보는 것은 어떨까.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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