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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기술 中 유출' 檢, 파기환송심서 삼성 전 직원 징역 20년 구형

정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02 17:12

수정 2026.04.02 17:21

원심, 징역 6년 벌금 2억 선고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검찰이 반도체 핵심 기술을 중국에 유출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삼성전자 전 직원에게 원심보다 무거운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서울고법 형사10-1부(이상호·이재신·이혜란 고법판사)는 2일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삼성전자 전 직원 김모씨에 대한 파기환송심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우선 검찰은 재판부에 김씨를 징역 20년과 벌금 2억원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삼성전자를 퇴사한 뒤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로 이직한 김씨는 삼성전자와 유진테크의 반도체 핵심 기술을 빼돌린 혐의로 지난 2024년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 측은 우선 기본적인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양형이 과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김씨 변호인은 최종 변론에서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에 있어서 주도적으로 진행하지 않았다"며 개발과정에서 배제됐고 해고를 당해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없었다고 했다. 또 수사 단계에서 검찰에 적극 협조하며 공범의 역할을 밝히고 진실을 규명하는데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가족의 경제적 어려움에 대해서도 호소했다.

김씨도 최후 진술에서 재판부에게 선처를 요청했다. 김씨는 "삼성에 입사한 후 이해할 수 없는 감사를 받고 이틀 만에 구조조정으로 해고됐다"며 "퇴직 후 협력회사에 취업하고자 했지만, 반대로 인해 1년 동안 실업자 신세로 지냈다"고 밝혔다. 이어 "자발적 퇴사자로 처리되는 바람에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면서 가정의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며 "가족을 위해 중국에서 버티고 생존했지만,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스럽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가 중국 회사로 갔지만 기술을 유출한 행위자도 아니었고, CXMT에서 개발 전문가로 있지도 않았다"면서도 "분위기에 휩쓸려 모른척하고 동조한 부분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존 판결에서 막대한 금전적 이득을 얻었다고 해서 2억원이라는 거액의 벌금이 선고됐는데, 저는 금전적 이득을 얻은 적이 없다"며 "추가 조사에서도 제 재산이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경제적 이득이 없었고, CXMT에서 해고됐을 때도 어떤 보상을 받은 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김씨에 대한 선고를 오는 23일 오후 2시에 진행하기로 했다.

앞서 1심과 2심은 이들이 영업비밀을 서버에 올린 행위를 영업비밀 '사용'으로 보고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를 인정했다. 다만 공범 간 영업비밀을 주고받은 행위는 별도의 '누설' 범죄로 볼 수 없다며 해당 부분은 무죄로 판단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 전 직원 김씨에게 징역 6년에 벌금 2억원을 선고했다. 협력업체였던 유진테크 전 직원 방모씨에게는 징역 2년 6월, 같은 업체 김모씨에게는 징역 1년 6월이 선고됐다.

하지만 대법원은 지난 1월 공범 간 영업비밀을 주고받은 행위도 독립된 범죄로 봐야 한다며 사건을 다시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부정경쟁방지법은 영업비밀을 '취득', '사용', '제3자에게 누설' 등을 각각 독립한 범죄로 규정한다"며 "이러한 행위를 알면서도 영업비밀을 사용하는 행위 또한 독립한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피고인들에 대한 형량 역시 더 무겁게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