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인력 부족 이유로 관리 사각
전문가 "국가 치안과 직결" 경고
"심리상담센터 중심 現체계 한계"
전문가 "국가 치안과 직결" 경고
"심리상담센터 중심 現체계 한계"
매년 800명이 넘는 경찰관이 정신건강 위험군(트라우마·스트레스로 전문 치료가 시급한 상태)으로 분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예산과 인력 부족으로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현행 경찰 정신건강 관리 체계 전반을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경찰관 정신건강 관련 지원 프로그램 운영 현황'에 따르면 경찰 조직 내 정신건강 진단검사를 받은 인원은 지난 2021년 2021명에서 2025년 2만7771명으로 4년 만에 무려 13.7배가량 급증했다.
경찰 전용 심리상담 시설인 '마음동행센터'의 상담 인원은 같은 기간 9940명에서 1만7024명, 상담 횟수는 2만1881회에서 3만9119회로 각각 늘었다.
정신과 전문의 진료를 받은 인원 역시 2021년 242명에서 2025년 390명으로, 진료 횟수는 1511회에서 2284회로 증가하는 등 일선 경찰관들의 병원 이용률도 꾸준한 증가 추세다.
현재 경찰청은 매년 '경찰청 마음건강 증진계획'을 수립하고 마음동행센터를 통해 충격 사건 발생 시 트라우마를 예방하는 긴급심리지원과 건강검진 차원의 지정상담 등을 운영 중이다. 또 전국 90개소의 협약병원을 갖추고 전문의 진료를 제공한다. 지난해에는 '경찰 자살예방 및 마음건강 종합대책'을 통해 고위험군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했다.
그러나 정신건강 취약군의 치료 연계는 여전히 제한적인 수준이다. 경찰청 집계에 따르면 2024년 정신건강 진단검사 대상자 중 고위험군(445명)과 주의군(539명)을 합친 관리 대상은 총 984명에 달했다. 지난해에도 780명의 취약군이 확인되는 등 연평균 약 882명의 위험군이 상시 존재하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전문의 진료 인원은 300명대 수준에 그치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심리상담 시설인 마음동행센터 중심의 현행 체계가 접근성과 전문성 면에서 한계가 있다고 꼬집는다. 현재 전국 18개소에 배치된 상담사는 단 38명뿐이다. 올해 6개소를 신설하고 상담원 11명을 추가 배치할 계획이지만 폭증하는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경찰청 내 전담 조직 없이 복지정책계 실무자 소수가 관련 업무를 병행하는 구조적 한계도 지목된다.
예산 부족이 문제의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해 말 기준 경찰 현원은 13만2476명으로 소방(6만 5291명)의 두 배가 넘는다. 하지만 올해 경찰의 '마음건강 증진' 예산은 60억7000만원으로 소방(147억8000만원)의 41% 수준에 불과하다. 1인당 예산액으로 환산할 경우 소방의 21% 수준인 4만5984원이다.
전문가들은 경찰관의 정신건강 문제가 개인의 질병을 넘어 국가 치안 역량과 직결된 사안이라고 경고한다. 현장 대응 과정에서 정상적인 직무 수행이 어려워져 결국 국민의 안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부 교수는 "경찰 조직은 상명하복 구조와 현장 중심 업무 특성상 정신적 부담이 매우 큰데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시스템은 여전히 부족하다"며 "예산을 확보해 전문의 치료까지 연계되는 확실한 체계를 구축하고 치료를 최우선으로 시행할 수 있는 전담 조직을 신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경찰은 예산 확보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입장이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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