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중동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고유가·고환율·물류 비용 급등이라는 '3중 쇼크'가 중소 제조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자재 가격과 환율 급등에도 납품단가에 제때 반영되지 않아 비용 부담이 중소 협력업체에 집중되는 구조적 문제를 주요 위기 요인으로 지목했다. 납품대금 연동제의 실효성 강화를 위한 현장 점검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원가 3% 올라도 '제로 마진' 몰려…구조적 위기
3일 관가와 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소 제조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3~5%에 불과하다. 원가가 3~5% 오르면 사실상 '제로 마진'에 몰리는 구조다.
조주현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원장은 "원자재·물류비는 급등하는데 중소 협력사들은 납품단가에 즉시 반영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단적으로 이들은 매출 감소보다 영업이익 급락과 현금흐름 악화가 먼저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의 중소 제조업 위기는 단순 자금난이 아닌 수익구조 자체가 흔들리는 구조적 위기로 진단해야 한다"며 "납품대금 연동제가 시장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다양한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납품대금 연동제 2024년 본격 시행·확대…현장선 '유명무실'
원자재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 변동할 경우 납품단가를 조정하도록 설계된 납품대금 연동제는 2024년부터 본격 시행됐다. 하지만 현장에서의 작동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중기부의 '2025년 납품대금 연동제 실태조사'에 따르면 연동제 적용 의무 거래가 있는 수탁기업의 연동약정 체결률은 56.1%에 그쳤다. 절반가량 제도의 보호망 밖에 방치된 셈이다.
거래 단절 우려로 약정 체결 요구조차 못 하는 업계의 실상도 여전하다. 중기부가 지난해 첫 직권조사로 3개사를 행정처분 했지만, 위반 관행은 여전히 광범위하다는 지적이다.
김희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현재 납품단가 연동제가 시행 중에 있지만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위기 시기 한시적으로라도 정부가 직권 조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민형 벤처기업협회 혁신정책본부장은 "중기연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이 1% 오르면 중소 제조기업의 환차손은 약 0.36% 증가하는데, 중소기업 87.9%는 환리스크 관리 수단을 갖추고 있지 않아 피해가 커질 수 있다"며 "부품·소재·제조기반 중소기업일수록 원자재·에너지·물류비 상승분을 제때 반영하지 못해 생산 차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중기부 장관 직접 피해 상황 인지·대책 마련 필요"
오동윤 동아대 교수(전 중소벤처기업연구원장)는 중동 사태 피해 구조를 △자동차·화장품 등 중동 수출 직접 타격(1차) △원자재 수급 불안 생산 차질(2차) △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3차) 등으로 구분하며 단계별 대응을 주문했다.
오 교수는 "2차 피해 업체는 선별이 어렵다는 점에서 장관이 직접 나서 간담회 등을 통해 피해 상황을 인지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부채 상환 유예 등을 포함한 정밀 처방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중동 수출 계약 취소·보류로 재고 부담 등이 중소기업에 전가되는 문제를 짚었다.
이 교수는 "수출 계약이 취소·보류될 때 재고 부담을 중소기업이 떠안는 경우가 많아 중소기업들의 유동성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중고차와 뷰티는 중동·CIS 시장 의존도가 높아 피해가 상당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종료 여부와 관계없이 원유 수급 다변화를 병행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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