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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제품 생산차질 현실화할까 조마조마…대체재 확보 나서

연합뉴스

입력 2026.04.03 06:01

수정 2026.04.03 06:01

원룟값 급등에 물량 공급부족 지속…패션·뷰티업계 예의주시
플라스틱 제품 생산차질 현실화할까 조마조마…대체재 확보 나서
원룟값 급등에 물량 공급부족 지속…패션·뷰티업계 예의주시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신선미 기자 = 중동 전쟁 장기화로 나프타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이달부터 비닐과 포장재 등 플라스틱 가공품 생산 차질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원재료 가격 급등과 조달 계약 구조로 종량제 봉투는 납품 포기 가능성도 제기된다. 패션·뷰티업계는 단기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대체 소재 확보 등 대응에 나섰다.

중동사태 영향 받는 여수석유화학산단 (출처=연합뉴스)
중동사태 영향 받는 여수석유화학산단 (출처=연합뉴스)

◇ "나프타 공급 충격 4월 현실화 우려"…종량제 봉투 납품 어려워지나 예의주시
3일 플라스틱 가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달까지는 원료 가격 인상 부담에도 물량 부족 문제는 본격화하지 않았지만, 이달부터는 원료 수급 차질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플라스틱 가공업계는 합성수지를 석유화학업체로부터 먼저 공급받아 한 달 뒤 가격을 통보받는 '후불제' 구조로 운영된다.

3월에 사용한 원료 가격이 4월에 확정되는 식이다. 전쟁 영향으로 지난달에 이미 3월 공급분 가격이 t(톤)당 20만∼30만원, 일부는 40만원까지 인상된 것으로 통보됐다.

문제는 이달 이후가 관건이다. 석유화학업체들은 전쟁 장기화로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이달에 t당 60만원 이상 추가 상승할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종량제 봉투에 쓰이는 원료인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기준으로 2월에 t당 140만∼150만원 수준이던 가격이 두 달 새 100만원가량 오르는 셈이다.

물량 측면에서는 이달부터 충격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동산 원료가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국내에 들어오기까지 25일가량 걸리는데, 이 시차를 고려하면 이달부터 실제 공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식품 용기와 포장재, 비닐봉지 등 생활 전반에 쓰이는 플라스틱 가공품 생산 차질도 불가피할 수 있다. 일상에서 많이 쓰이는 종량제 봉투가 대표적이다.

종량제 봉투는 조달청과의 다수공급자계약(MAS)을 통해 납품되는데, 3년 단위 갱신으로 원가 상승분이 곧바로 납품단가에 반영되기 어려운 구조다.

물론 계약기간 중에도 가격을 조정할 수 있고 조달청이 최근 계약단가 조정 절차를 신속화하는 지침을 마련했지만, 계약상대방의 요청과 입증을 전제로 조정이 이뤄지므로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가격 조정이 확정되기 전 기존 계약가격으로 납품해야 하므로 납품업체는 원자재 인상분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납품단가는 사실상 고정된 상태에서 최근과 같이 원재료 가격이 급등할 경우, 아예 납품을 포기하는 사례도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플라스틱 가공업체의 대부분이 영세한 구조라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전체 2만6천개 업체 중에서 10인 이상 사업장은 5천500개 수준에 그치고, 나머지 80% 이상이 소규모 사업장이다.

업계는 원재료 가격 급등이 한두 달만 이어져도 인건비와 운영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업체가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종량제 봉투 1인 1매' (출처=연합뉴스)
'종량제 봉투 1인 1매' (출처=연합뉴스)

◇ 패션·뷰티 "당장 영향 제한적…대체 소재·재고 확보 대응"
패션·뷰티업계는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일부 기업을 중심으로 대체재를 찾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패션업계는 의류 특성상 일정 수준의 포장재 재고를 확보하고 있어 단기 수급 불안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일정 수준의 물량이 충분한 상태로 현시점에서 추가 포장재 확대 계획은 없다"면서도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고환율, 고유가, 고운임 등이 지속할 수 있어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뷰티업계 역시 현재까지는 공급에 큰 차질은 없는 상황이다. 다만 전쟁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선제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대형 화장품업체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안정적으로 공급되고 있지만 전쟁이 장기화하면 나프타를 비롯한 원재료 수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 재고 비축이나 공급망 다변화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글로벌 뷰티기업 관계자는 "대기업은 아직 버틸 수 있는 상황이지만 중소기업은 여력이 적어 타격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중소 화장품업계에서는 일부 품목 생산 차질 우려도 제기된다. 한 중소 화장품 기업 관계자는 "이미 원부자재 가격 인상 공문이 내려왔고 화장품 튜브 생산은 막힌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부 기업은 선제적으로 대체 포장재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LF 관계자는 "시장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친환경 포장 적용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LF[093050]는 2021년부터 업계 최초로 카톤랩 기반의 종이상자 포장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헤지스는 2024년 쇼핑백, 선물 상자, 제품 택 등 주요 포장재를 국제산림관리협의회(FSC) 인증 목재 소재로 전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은 "2021년부터 친환경 포장재를 순차적으로 활용 중"이라며 "나프타 공급으로 인한 이슈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종이 포장재 수요 증가는 수치로도 드러난다.

한국제지연합회에 따르면 중동 전쟁 이후 종이 포장재 구매 관련 상담 문의는 30∼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뷰티업계에서도 재생 원료 사용 확대, 대체 소재 검토 등 대응 전략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재생 원료와 대체 소재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주요 원부자재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공급망 다변화, 협력사와의 협업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플라스틱 포장 용기 원자재 창고 모습 (출처=연합뉴스)
플라스틱 포장 용기 원자재 창고 모습 (출처=연합뉴스)

pseudojm@yna.co.kr,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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