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사회

한국 등 40여개국 외무장관 화상회의... 이란에 호르무즈 인질극 중단 요구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03 07:01

수정 2026.04.03 07:00

이베트 쿠퍼 영국 외무장관(오른쪽 두번째)가 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외무장관 화상 회의 시작에 맞춰 발언을 하고 있다.EPA연합뉴스
이베트 쿠퍼 영국 외무장관(오른쪽 두번째)가 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외무장관 화상 회의 시작에 맞춰 발언을 하고 있다.EPA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한국을 포함해 40여 개국의 외무 장관이 긴급 화상 회의를 열고 호르무즈 해협의 "즉각적이고 조건 없는 재개방"을 요구했다.

2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은 이베트 쿠퍼 영국 외무장관 주도로 열린 회의에서 항해의 자유와 국제해양법 원칙 준수를 촉구하며 외교적 압박 수위를 높이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회의에는 이란의 해상 봉쇄로 석유, 천연가스(LNG), 비료 등 필수 원자재 공급에 타격을 입은 국가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날 회의에 한국에서는 정의혜 외교부 차관보가 참여한다고 앞서 외교부가 밝혔다.

쿠퍼 장관은 유엔을 통한 압박과 함께 추가적인 경제 제재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이용해 세계 경제를 인질로 잡으려 하고 있다"며 "그들의 시도가 성공하게 두어서는 안 된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아프리카의 식량 재앙을 막기 위해 비료 등 필수 품목을 위한 '인도적 통로' 개설을 제안하기도 했다.

외교적 해법 이면에는 군사적 대응을 둘러싼 날 선 공방이 이어졌다. 바레인을 포함한 걸프협력회의(GCC)는 유엔 안보리에 "모든 필요한 수단(무력)"을 동원해 해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승인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유엔에서 거부권을 가진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중국은 물론, 프랑스까지 이에 강하게 반대하면서 안보리는 교착 상태에 빠졌다. 프랑스 외무부 대변인은 "폭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해협 안전 확보는 불가능하다"며 선 휴전을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유럽 동맹국 간의 갈등도 표면화됐다.

하루전 트럼프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기다리지만 말고 용기를 내어 해협을 직접 점령하고 스스로 보호하라"며 석유 수입국들의 직접적인 군사 개입을 종용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개방되어야만 휴전을 고려할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이다.

이에 대해 한국을 방문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무력을 통한 해협 해방은 비현실적"이라며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영국 정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해협의 안전 통행을 위해 기여하겠다는 성명에 서명한 국가는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37개국이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미국과 중국, 그리고 대다수 중동 국가는 이 명단에서 빠져 있어 국제적 공조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