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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트럼프 수입 의약품 관세 100%... 한국 등 우방은 15%로 제한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03 10:28

수정 2026.04.03 10:26

지난해 4월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교역국에 부과된 상호관세율이 담긴 차트를 보이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4월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교역국에 부과된 상호관세율이 담긴 차트를 보이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통해 미 정부와 가격 협상에 나서지 않는 외국 제약사에 최대 100%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한국 등 우방국은 15%로 제한할 것으로 알려졌다.

2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은 이번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대규모 수입세를 선포했던 이른바 '해방의 날(Liberation Day)' 1주년에 맞춰 나온 것으로 자국 내 생산(온쇼어링)을 압박하며 '경제 안보'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글로벌 공급망 교란과 약값 상승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행정명령의 핵심은 '최혜국대우(MFN)' 가격 조건 수용과 미국 내 생산 시설 확충이다.

미국과 가격 협상을 체결하고 미국 내에 생산 시설을 건설 중인 기업은 관세가 없으며 시설은 짓고 있으나 가격 협상을 하지 않은 기업은 초기 20%를 부과받으며, 4년 내 100%까지 단계적으로 인상된다.



또 대기업은 120일, 중소 제약사는 180일의 협상 기간이 주어진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을 포함해 유럽연합(EU)과 일본, 스위스 등 주요 우방국에 대해서는 특혜 관세율 15%를 적용하기로 했다. 영국은 차후 0%까지 낮추는 것을 전제로 10%의 세율이 적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가 "의약품 및 원료 수입으로 인한 국가 안보 침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 내 제조 일자리를 강제로 창출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제약업계의 반발은 거세다. 미국제약협회(PhRMA) 스티븐 우블 회장은 "첨단 의약품에 대한 과세는 결국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위축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관세 부담이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되어 환자들의 약값 부담이 폭등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 의약품 외에 철강과 알루미늄, 구리에 대한 50% 관세 집행 방식도 강화했다.

또 이들 금속 함량이 15% 이하인 완제품에는 해당 품목 관세가 면제된다.

강철이 15% 이상 포함된 세탁기 등 완제품에 대해서는 전체 가액의 25%를 관세로 부과하기로 해 관련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기존에는 제품에 포함된 철강 등의 함량 비중에 비례해 '50% 관세'를 부과했지만, 앞으로는 파생 완제품 가격에 25%의 관세를 일괄 적용하는 방식으로 단순화하겠다는 것이어서 세탁기와 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수출하는 한국 기업들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금속 함량이 15% 이하인 완제품에는 해당 품목 관세가 면제된다.

지난 2월 미국 연방 대법원이 당시 부과됐던 일부 관세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리며 제동을 걸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 1962년 무역확장법 232조(국가안보 조항)를 근거로 내세워 사법부의 감시망을 피하려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무역 수지 개선과 제조업 회복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개인적인 정치적 보복이나 협상용 카드로 관세를 남용하고 있다"며 "글로벌 공급망 붕괴에 따른 물가 상승 압박이 가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위스 바젤 소재 노바르티스 본사.AP 뉴시스
스위스 바젤 소재 노바르티스 본사.AP 뉴시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