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반경제

수입에너지·원료 실은 선박 입항 전 통관 끝낸다

정상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03 10:04

수정 2026.04.03 10:07

정부, 공급망 병목해소 규제 개선방안 발표
호르무즈 우회 등 운임 상승분은 관세 면제
식품·위생용품 포장재에 스티커 표시 허용
지방정부, 쓰레기봉투 직접구매 한도 해제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이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 대응을 위한 공급망 병목해소 규제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이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 대응을 위한 공급망 병목해소 규제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수입 에너지와 원료의 입항·하역 전에 통관 조치를 완료해 도착 즉시 국내에 반입되도록 적극 지원한다. 운임이 급등한 중동 수입 물품에 대한 기업의 운임 상승분을 관세에서 면제한다. 식품·위생용품 포장재에 스티커를 붙여 사용할 수 있도록 표시 규제도 한시적으로 푼다. 지방정부의 쓰레기 종량제 봉투의 원활한 수급을 위해 직접구매 한도를 일시 해제한다.

정부는 이날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중동전쟁 관련 공급망 병목해소 규제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구 부총리는 "나프타 파생상품과 석유화학 제품에 대해 향후 수급상황에 따라 추가조치를 적극 강구하겠다"며 "한시적 규제 유예 등을 통해 주요 품목의 공급망 병목 등 절차적 애로를 빠르게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방안은 중동전쟁발 공급난을 겪는 석유화학물질 등의 원자재의 수입·물류 절차를 단축하고, 이를 원료로 사용하는 포장재, 의료·위생용품 등의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재경부와 관세청은 수입 에너지와 원료의 입항·하역 전 신속 통관 조치를 시행한다. 수입 화물이 도착해 통관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고 국내 입항 즉시 국내에 반입토록 하기 위한 조치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우회항로 또는 대체 운송수단을 이용하는 기업에게 운임 상승분을 관세 과세가격에서 제외키로 했다.

운임 등 운송비용 상승분이 과세가격에 그대로 반영되면 국내 수입업체의 관세 부담이 늘고 물가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對)중동 수입물품 운임을 나타내는 지표인 중동~중국 유조선 운임지수(WS)는 3월 기준 426.89로 전년동기대비 608%나 폭증했다.

중동 관련 유턴화물에 대해서는 검사선별 최소화 등 통관 특례를 적용한다. 중동지역으로 수출했다가 회항 후 재반입된 화물에 대해 통관유형 기한 경과 후 정정에 대한 과태료 부과를 최소화한다. 또 수출신고 이후 정정·취하가 있더라도 벌점을 한시 면제해 주는 내용이다.

페인트 원료 등 석유화학물질의 수입·물류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해 수입기간을 단축한다.

수급 차질이 발생한 석유화학물질에 한해 화학물질 등록 신청 시 유해성 시험자료를 시험계획서로 대체 허용해 수입 기간을 대폭 단축하는 방안이다.

중동전쟁으로 원료 재고가 부족한 페인트, 폴리에틸렌(PE)수지 등 주요 소재 제조사들은 해외에서 직접 화학물질을 수입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현행대로라면 화학물질 수입자는 물질을 사전 등록해야 하며, 이를 위해 유해성 시험을 거치는 데만 통상 3개월 이상 걸린다.

식품·위생용품 포장재 표시 규제도 한시적으로 푼다.

정부가 중동전쟁에 따른 수급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수입 에너지와 원료의 입항·하역 전에 통관 조치를 완료해 도착 즉시 국내에 반입되도록 규제를 완화한다. 사진은 지난달 3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중동전쟁에 따른 수급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수입 에너지와 원료의 입항·하역 전에 통관 조치를 완료해 도착 즉시 국내에 반입되도록 규제를 완화한다. 사진은 지난달 3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모습. 연합뉴스


대체 포장재 사용 시 의무 표시사항을 잉크·각인이 아닌 스티커로 표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식이다.

정부 관계자는 "식품업체, 위생용품 제조업체들은 포장재 공급업체의 수급차질에 대비해 대체 포장재 활용을 검토 중"이라며 "식품 등의 표시기준 등 예외규정(유권해석) 활용해 '스티커'로 대체를 즉시 적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행 식품표시광고법 등에는 식품·위생용품 표시기준상 포장재에 원재료 등을 직접 인쇄토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사용업체가 공급선을 교체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원재료 등이 변경될 경우 이미 인쇄된 포장재는 폐기해야 한다.

공급부족이 우려되는 의약품과 의약외품·의료기기 품목허가 변경 심사기간도 단축한다.

나프타 등 석유화학제품 원료 부족으로 품목허가 변경 요청시 다른 품목에 우선 심사하는 패스트트랙을 신설해 절차를 단축키로 했다. 포장재 변경을 위해 추가·변경되는 제조소에 대한 현장 GMP 심사는 서류검토로 대체한다.

통상 원재료 변경과 같은 품목허가 변경 심사 또는 현장 GMP 심사(포장재 변경을 위한 제조소 추가 변경시)는 1~2개월 걸린다.

쓰레기 종량제 봉투 규제도 완화한다.

기초지방정부가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나라장터 쇼핑몰에서 경쟁절차 없이 직접 구매 가능한 1억원 한도를 일시 해제한다. 현재 쓰레기 종량제 봉투는 전국 평균 3개월치 재고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와 함께 쓰레기봉투 품질검수 기간을 기존 10일에서 1일 이내로 대폭 단축키로 했다. 기초지방정부 간에 재고가 충분한 곳에서 부족한 곳으로 물량 재배분할 방침이다.

시급하지 않은 아스팔트 보수 공사는 연기한다.

포트홀 등 안전과 직결된 보수 작업, 공정 지연 중인 공사 현장에 우선 공급한다. 아스팔트 가격은 이달들어 kg당 1100원으로 2월 대비 57% 급등했다. 차량용 요소는 재고 여력이 있긴 하지만 기업 간 불균형을 해소할 방침이다.
기업 간 거래를 유도하고, 필요시 요소 공공 비축물량을 방출할 계획이다.

비료용 요소도 7월 말까지 공급 여력 있으나 농협의 공급물량을 조절하고 농민들의 가격부담을 덜어줄 방침이다.
동남아산 비료가격은 지난 3월 30일 기준 t당 775달러로 전월보다 60%나 급등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