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22일 추가 공판준비기일 실시
[파이낸셜뉴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관련 문항을 부정하게 거래한 혐의를 받는 일타강사 조정식씨에 대한 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박강균 부장판사는 3일 청탁금지법 위반과 업무상 배임교사 등의 혐의를 받는 조씨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조씨 측은 혐의를 부인했다. 문항 거래가 시장 가격대로 이뤄졌기 때문에, 정당한 거래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청탁금지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물품을 주고받지 않았다는 취지다.
조씨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들도 혐의를 부인했다. 조씨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했는데, 청탁금지법에서 예외로 두고 있는 '사적 거래로 인한 채무 이행 등 정당한 권원에 의해 제공되는 금품'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권원이란 법률행위나 사실행위를 법률적으로 정당하게 하는 근거로, 권원이 없다면 법적행위로 인정받지 못한다. 즉, 조씨와 이들의 거래가 법률상 보장하는 사적 거래라는 주장이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들이 직무와 관련해 동일인으로부터 1회에 100만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 등을 받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증여를 제외한 사적 거래로 인한 채무의 이행 등 정당한 권원에 의해 제공되는 금품 등'에 대해서는 예외를 인정한다.
재판부는 검찰 측에 "청탁금지법의 취지와 내용, 적용 범위에 대해서는 검찰 측의 기소 취지가 무엇인지, 어떻게 해석하는 입장인지 밝혀줘야 할 것 같다"며 "'정당한 권원이 있는 사적 거래'가 무엇인지에 대한 규범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해당 조항이 일정 범위 내의 정당한 금품 수수를 예외적으로 인정하는데, 이 범위를 어떻게 봐야 할지에 대해 숙고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다음달 22일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열 계획이다.
조씨는 지난 2020년 12월 자신의 강의용 교재를 제작하는 업체 소속 A씨에게 수업용 영어 문항을 현직 교사에게 받아줄 것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전현직 교사 2명에게 영어 문항 제작 대가로 67회에 걸쳐 8351만원 제공한 것으로 수사 결과 확인됐다. 또 조씨는 지난 2021년 1월 A씨에게 "수능 특강 교재 파일이 시중에 안 풀렸는데 현직 교사 B씨를 통해 미리 받아달라"는 취지로 제안한 혐의도 받는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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