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대법원 "리얼돌, 음란하다 단정할 수 없다"...'수입금지 위법' 원심 확정

성민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03 16:06

수정 2026.04.03 16:05

이용주 무소속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성인용품인 리얼돌을 보여주며 질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용주 무소속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성인용품인 리얼돌을 보여주며 질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대법원이 리얼돌(사람의 신체를 본뜬 성인용품)의 수입을 일괄적으로 금지해서는 안 된다는 기존 판례를 재확인했다. 수입 목적이나 사용 주체 등을 구체적으로 조사하지 않고, 단순히 물품의 외관만 보고 통관을 막는 것은 위법하다는 취지다.

공항세관 통관 보류하자 수입업자가 행정소송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유통업체 A사가 김포공항세관을 상대로 낸 수입통관보류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확정했다.

이번 사건의 시작은 2020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A사는 리얼돌 3개를 수입 신고했으나, 세관 측이 통관을 보류하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심과 2심은 리얼돌이 관세법상 수입 금지 대상인 음란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A사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재판부는 음란의 개념에 대해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왜곡하는 정도로 노골적인 방법에 의해 성적 부위나 행위를 적나라하게 묘사한 것"이라고 정의하며 "사람의 형상과 흡사하다는 이유만으로 음란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 "존엄 훼손하거나 풍속 해치는 물품 해당하지 않는다" 법리 재확인

대법원 역시 원심의 판단이 옳다고 봤다.

대법원은 우선 리얼돌에 대해 "그 자체로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왜곡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노골적인 방법에 의해 성적 부위를 적나라하게 표현 또는 묘사해 음란성을 띠거나, '16세 미만 미성년자의 신체 외관을 사실적으로 본뜬 성행위 도구'에 해당한다면 ‘풍속을 해치는 물품’으로서 통관 보류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법리를 재확인했다.

이어 해당 리얼돌이 "사람의 존엄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노골적으로 성적 부위를 적나라하게 표현 또는 묘사한 풍속을 해치는 물품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보았다.


다만 리얼돌이 개인의 사생활 영역을 벗어나 유통될 경우의 위험성도 함께 짚었다.

대법원은 "'풍속을 해치는 물품'에 해당하지 않는 리얼돌이라 하더라도 개인의 사생활 영역에서 성행위 도구로 은밀하게 사용되지 않고 유통돼 사적인 공간 외에서 사용된다면 '풍속을 해칠 우려'가 인정될 여지가 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세관장으로서는 풍속을 해칠 우려를 이유로 리얼돌 통관 보류 처분을 하려면 해당 물품의 수입 목적, 사용 주체, 사용될 공간과 환경, 사용 방법 등을 조사해 풍속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볼 구체적 근거가 인정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sms@fnnews.com 성민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