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요에 D램·낸드값 급등…HBM ‘초과 수요’ 지속
스마트폰·PC·콘솔까지 가격 인상 확산
스마트폰·PC·콘솔까지 가격 인상 확산
[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힘입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1년 사이 4배 가까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D램과 낸드를 생산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실적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루웨이빙 샤오미 스마트폰 부문 사장은 전날 웨이보를 통해 “이번 메모리 가격 상승 폭은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었다”며 “동일 사양 기준 작년 1분기 대비 가격이 거의 4배 가까이 올랐다”고 밝혔다.
그는 “12GB+512GB 모델은 약 1500위안(약 33만원), 16GB+1TB 모델은 그보다 더 크게 올라 부담이 크다”며 “극강의 가성비를 앞세워온 레드미 라인업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가격 급등은 완제품 가격 인상으로 빠르게 전이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Z 플립7’과 ‘갤럭시 Z 폴드7’ 512GB 모델 가격을 각각 164만3400원에서 173만8000원, 253만7700원에서 263만2300원으로 9만4600원씩 인상했다. 폴드7 1TB 모델은 293만3700원에서 312만7300원으로 19만3600원 올랐다. 같은 해 5월 출시된 ‘갤럭시 S25 엣지’ 512GB 모델 역시 163만9000원에서 174만9000원으로 11만원 인상됐다.
이러한 흐름은 스마트폰에 그치지 않고 IT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레노버와 델 등 주요 PC 제조사들은 제품 가격을 15~20% 올렸고, 소니도 콘솔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 5 가격을 약 15만원 인상했다. 소니는 지난해 8월 미국에서 PS5 가격을 올린 데 이어 1년도 채 되지 않아 추가 인상에 나섰다.
이 같은 가격 상승의 배경에는 AI 확산에 따른 메모리 수요 폭증이 자리하고 있다. 생성형 AI 서비스와 데이터센터 투자가 급증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램 수요가 동시에 확대된 영향이다. 특히 AI 서버용 HBM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초과 수요’ 상태가 이어지며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결국 메모리 가격 상승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으로 직결될 전망이다. 가격 상승은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으로 이어져 수익성 회복 속도를 끌어올리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D램과 낸드 모두 예상보다 높은 가격이 형성되고 있으며, 서버를 중심으로 모바일·PC까지 전방 산업 전반에서 가격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며 “서버는 견조한 수요를 기반으로 가격이 오른 가운데, 모바일·PC 업체들도 추가 가격 상승을 우려해 선제적으로 구매를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당초 우려와 달리 고객사들이 원가 부담에도 가격 인상을 일부 수용하고 있다”며 “특히 모바일 가격 상승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되며, 삼성전자와 애플이 이를 점유율 확대 기회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