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이란 전쟁이 일어나고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주식을 35조원 넘게 순매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쟁 리스크를 피하려는 심리가 커지면서 유가에 취약한 한국 주식을 처분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연초 급등한 반도체주를 집중적으로 팔았다.
삼성전자 1억주 팔아치운 외국인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달 3일부터 이달 3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는 35조1611억원을 내다 팔았다. 같은 기간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37조4417억원을 순매수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쟁이 터지고 한 달 동안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판 주식은 삼성전자였다.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18조4075억원 순매도했다. 순매도의 절반이 삼성전자인 셈이다.
거래량으로 보면 삼성전자 주식 1억주(9949만주)를 팔았다. 전쟁 이후 약 2억9231만주를 내다 팔았고, 매수는 1억9281만주에 그쳤다.
전쟁 후 첫 거래일인 지난달 3일 1556만주를 순매도한 것을 포함해 3거래일을 제외한 모든 거래일에서 매도세가 우위를 점했다. 사실상 한 달 내내 ‘팔자’ 행렬이 멈추지 않은 셈이다.
외국인의 대규모 이탈로 삼성전자 지분율은 13년 만에 바닥권으로 추락했다. 이달 3일 기준 외국인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48.40%로, 지난 2013년 9월 11일(48.35%) 이후 약 12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밀려났다.
반도체·자동차 대형주 줄줄이 팔자세
삼성전자 다음으로 많이 판 주식은 SK하이닉스이다. 외국인은 한 달 동안 SK하이닉스에 대해 8조2766억원을 팔았다. 거개량으로 보면 912만주이다. 현대차는 2조8508억원어치, 542만주가 외국인 손에서 빠져나갔다.
전쟁 이후 불확실성이 급속히 커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위험 부담이 큰 신흥국 주식 비중을 줄이고 안전 자산으로 옮겨간 영향으로 분석됐다. 연초부터 주가가 빠르게 올라 고평가 우려가 누적됐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차익을 실현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졌다는 해석이다.
한국 시장이 다른 신흥국에 비해 거래가 활발하고 주식을 팔아 현금으로 바꾸기 쉽다는 점도 이탈을 부채질한 요인으로 거론됐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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