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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체경로로 원유 60% 확보한 日 외교 배울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05 18:15

수정 2026.04.05 18:15

홍해항 활용하고 러시아에도 타진
우리도 공급망 확보 더 적극적으로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중동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원유 공급난이 심화하고 있다.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세계 각국은 제각기 원유를 확보하기 위해 전쟁 아닌 전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이웃나라 일본의 적극적인 대응이 눈길을 끈다.

일본 NHK 방송은 5일 일본 정부가 대체경로 등을 활용해 다음 달 원유 확보 물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대체경로를 통한 조달과 비축량 방출 등을 통해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60% 수준의 원유를 확보할 것이라고 한다.

이달 원유 확보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20%로 예상되는 것에 비해서는 크게 늘어난 숫자다.

원유는 산업의 혈액과도 같은 에너지원이고, 원유에서 생산되는 나프타는 '산업의 쌀'로 불리는 필수 원료다. 전 세계 국가들이 각자도생으로 원유 확보에 국가의 사활을 걸고 나서는 이유다. 일본은 아랍에미리트(UAE) 동부 호르무즈해협 출구 부근의 푸자이라항과 사우디아라비아 서부의 얀부항을 출발해 홍해를 통과하는 경로를 대체경로로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은 미국 텍사스주로부터는 작년 공급량 대비 4배가량의 원유를 조달하고, 아제르바이잔에서도 원유를 공급받을 것이라고 한다. 그렇게 해서 일본은 내년 초까지 필요한 원유 공급량을 확보할 수 있다고 하니 일본으로서는 당장 큰 걱정은 던 셈이다.

지난달 28일에는 중동 사태 발생 후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지 않은 유조선이 처음으로 일본에 도착했다고 한다. 일본의 적극적인 대응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중앙아시아와 중남미, 캐나다나 싱가포르 등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영토 분쟁 등으로 앙숙 관계인 러시아에도 경제사절단을 보내 원유 공급을 논의할 것이라고 한다.

일본뿐만이 아니다. 대표적 친미 국가인 필리핀은 이란으로부터 호르무즈해협의 안전한 통과를 보장받았다고 발표했다. 태국과 파키스탄, 말레이시아 역시 유조선 통과 허가를 받았다고 한다. 각국이 원유 확보를 위해 이전 관계를 무시하면서까지 경쟁하는 이유는 원유 공급난이 경제에 미칠 엄청난 파장을 알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도 석유 공급난 여파는 대형 공장뿐만 아니라 병원, 농업시설, 교통수단 등에서 전방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도 여러 경로를 통해 원유를 공급받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최대한 1년 이상 중동 사태가 지속될 수 있다는 가정하에 공급망 확보에 더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 주변국 눈치를 볼 필요도 없다. 우리가 피해를 덜 보고 우리가 사는 게 먼저다. 러시아와 접촉하는 일본의 적극적인 외교도 참작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위기감과 경각심이 덜하다. 중요한 에너지 소비자인 국민이 기름을 아껴 써야 한다.
가정의 에너지 공급은 끊겨도 기업에는 기름을 공급해야 한다. 기업이 우선이다.
자동차 운행을 자발적으로 줄이고 전기도 절약하는 등 국민들의 작은 실천이 모이면 위기 극복에 큰 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