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지옥 안겨주겠다"… 美·이란, 48시간 데드라인 앞두고 충돌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05 18:55

수정 2026.04.05 18:55

트럼프, 폭격영상 올리며 강경
격추된 전투기 조종사도 구출
"역사상 가장 대담한 작전 완수"
이란 국회의장, 홍해 봉쇄 시사
이란 국영 TV가 보도한 이란 남서부 상공에서 격추된 미군의 F-15E 스트라이크 이글 전투기의 꼬리 날개. 로이터연합뉴스
이란 국영 TV가 보도한 이란 남서부 상공에서 격추된 미군의 F-15E 스트라이크 이글 전투기의 꼬리 날개.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이란 정부가 평화협상 시한을 48시간 남겨두고 서로에게 "지옥"을 안겨주겠다고 위협했다. 미국은 이란에 추락한 조종사를 구출해 협상력을 유지하게 됐지만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에 이어 홍해까지 막을 경우 전쟁 수행에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트럼프는 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시간이 많지 않다. 그들에게 지옥문이 열릴 때까지 48시간 남았다"고 경고했다. 그는 "내가 이란에 (미국 요구안에) 합의하거나 호르무즈해협을 개방하기까지 열흘을 줬던 때를 기억하라"고 적었다.



2월 28일부터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한 트럼프는 지난달 21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이 48시간 안에 호르무즈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의 전력망을 타격한다고 위협했다. 그는 지난달 23일에 돌연 이란과 협상 중이라며 공격을 5일 유예한다고 주장했고, 같은 달 26일에는 공격 유예를 이달 6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4일 트루스소셜에 이란 폭격 영상을 올리고 "이번 테헤란 대규모 공습으로 이란군을 형편없고 현명치 못하게 이끌어온 군 지도부 다수가 제거됐다"고 밝혔다.

같은 날 영국 매체들은 이스라엘이 이란 에너지시설을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미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관계자는 공격 시점이 4월 둘째 주라고 내다봤다.

이날 이란군 통합지휘부 '하탐 알안비야'의 알리 압둘라히 알리아바디 사령관은 트럼프를 향해 이란의 기간시설이 공격받는다면 "지옥의 문이 당신들에게 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탐 알안비야의 대변인도 이날 미국·이스라엘을 겨냥, "만약 적대행위가 고조된다면 지역 전체가 당신들에게 지옥으로 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란을 패배시킬 수 있다는 환상은 곧 당신들이 빠질 수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5일 오전 이스라엘과 쿠웨이트를 향해 미사일 및 무인기(드론) 공격을 이어갔으며, 쿠웨이트 재무부 청사와 석유시설 등이 피해를 입었다. 아랍에미리트(UAE) 서부에서는 5일 이란의 공격으로 석유화학공장에 불이 났다.

지난 3일 미군 'F-15E' 전투기가 격추당해 정치적 위기에 몰렸던 트럼프는 이튿날 실종됐던 조종사가 구출되면서 한숨 돌렸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군은 이란 남부에서 실종된 조종사 1명을 구출하기 위해 수백명의 특수부대를 투입했다. 이란군은 이날 교전에서 미군 급유기 1대와 헬리콥터 2대를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트루스소셜 게시글에서 "미군은 미국 역사상 가장 대담한 수색 및 구조 작전 중 하나를 완수했다"면서 "그는(실종자는) 부상을 입었지만, 괜찮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미군 조종사를 놓쳤으나 아직 다른 카드를 쥐고 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3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 "전 세계 석유, 액화천연가스, 밀, 쌀, 비료의 수송량 가운데 바브엘만데브해협을 통과하는 비율이 얼마나 되나? 해협을 통과하는 물동량이 가장 많은 나라와 회사는 어디인가?"라고 적었다.

바브엘만데브해협은 홍해와 인도양을 잇는 해협으로 세계 해양 석유운송량의 약 10%가 지나는 거점이다.
이란은 이미 해양 석유운송량의 25%가 지나던 호르무즈해협을 통제하면서 미국과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한편 예멘의 친이란 무장정파인 후티반군은 지난달 28일 이스라엘에 미사일을 발사하며 참전을 선언했다.
후티반군은 만약 중동 국가들이 미국·이스라엘을 도와 이란전쟁에 참전할 경우 바브엘만데브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