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 국내증시에서 2191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 3일 외국인은 12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전환해 6067억원을 사들이며 수급 개선 기대를 키웠지만, 1거래일 만에 다시 매도세로 돌아섰다.
3월 흐름을 보면 외국인의 순매도 방향성은 더욱 뚜렷하다.
특히 매도세는 반도체에 집중됐다. 외국인의 유가증권시장 순매도 가운데 90% 이상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종목에서 발생했다. 실제로 지난 2~3월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32조8291억원, 15조7736억원어치 순매도하며 매도세를 주도했다.
이는 외국인이 국내 시장을 이탈했다기보다 반도체 등 특정 업종에 쏠렸던 비중을 조정하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반도체 랠리로 인해 포트폴리오 비중이 반도체로 쏠리자 이를 조정하기 위한 차익실현 및 리밸런싱 매도가 이어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핵심은 애초에 외국인들이 반도체와 자동차를 집중 보유하고 있었다는 점"이라며 "이들 업종 중심으로 주가가 급등했고 포트폴리오 쏠림 방지를 위해 리밸런싱을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자금 성격에 따라 반도체 비중이 오히려 확대된 흐름도 나타났다. 상장지수펀드(ETF) 등 패시브 자금은 반도체 비중을 늘린 반면, 신흥국(EM)이나 밸류 펀드 등 액티브 자금은 비중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자금 내에서도 전략에 따라 포지션 조정이 진행된 셈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외국인은 지난 3일 12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전환하며 반도체 중심 매수에 나섰다. SK하이닉스(3655억원), 삼성전기(1425억원), 삼성전자(980억원) 등이 순매수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업종의 낙폭 과대에 따른 저가 매수와 함께 실적 기대치 상향 등 펀더멘털 개선 기대가 맞물리며 외국인 자금이 유입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오는 7일 1·4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앞두고 삼성전자에 대해 국내외 증권사에서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50조원을 넘어서는 추정치가 제시되면서 기대감이 부각되고 있다"며 "지난 2일 종가 기준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7.65배로 딥밸류 구간에 진입한 만큼 과거 외국인 매도 강도가 둔화됐던 구간과 유사한 환경이라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매수 흐름이 추세적 전환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반도체 비중이 여전히 높은 만큼 추가적인 리밸런싱 매도 가능성이 남아 있는 데다, 최근 매수 역시 낙폭 과대에 따른 저가 매수와 일부 숏커버 성격이 반영된 것이라는 평가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올해 매도세에도 불구하고 주가 상승 속도가 더 빠르다보니 보유한 가치는 더 늘어났다"며 "여전히 보유비중이 과대해 추가 리밸런싱을 위한 매도가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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