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핸드크림 발라 향 퍼트리며 책 읽어라"...SNS서 뜨는 뜻밖의 '헌팅' 성지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07 04:40

수정 2026.04.07 09:48

SNS에 올라온 '서점 번따(번호 따기)' 콘텐츠. 출처=인스타그램, 연합뉴스
SNS에 올라온 '서점 번따(번호 따기)' 콘텐츠. 출처=인스타그램,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대형서점에서 이성의 휴대전화 번호를 얻는 '헌팅 성지'로 소문나며 화제가 되고 있다.

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달 3일 “남친 사귀고 싶어서 번따(전화번호 따기) 성지 교보문고 다녀옴”이라는 제목의 릴스가 SNS에 공유됐다.

주말 오후 4~5시쯤 서점을 찾은 여성 A씨는 “재테크 코너가 ‘번따’ 성지라고 한다”며 “책을 읽는 척 해야 남자가 다가올 것 같아서 책 하나 들고 읽는 척을 하겠다”고 했다.

이어 “번호 따일 때까지 (서점에) 가본다”는 자막이 뜬다. 이 영상은 6일 오전 10시 기준 조회수 203만회를 기록했다.



같은 달 7일에는 '강남 교보문고에서 번따하는 41세'라는 제목의 릴스 영상이 올라와 조회수 103만회를 기록했다.

영상 속 남성 B씨는 매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여성들에게 "저기 혹시 연락처 좀", "남자친구 있냐" 등 말을 건넨다. 몇 차례 거절을 당한 뒤에도 시도를 이어가던 그는 네 번째 만에 연락처를 받는데 성공했다.

28세 여성 C씨는 지난 4일 "지난달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외국어 교재를 보고 있는데 한 남성이 '그 책 공부하기 괜찮냐'고 말을 걸었다"면서 "서점에서 만나는 사람은 책을 좋아하는 괜찮은 사람일 것 같아 번호를 줄까 고민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번따 성공법', '번따 성공 멘트 알려드림" 등 '번호 따기' 방법과 팁을 공유하는 영상도 SNS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한 누리꾼은 SNS를 통해 "번따를 당하러 서점에 갔다"며 후기 영상을 올렸다. 그는 “장소를 바꿔가며 책을 읽고 핸드크림을 발라 향을 은은하게 퍼뜨려라” 등 구체적인 조언을 담아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이같은 번호 따기 행동이 서점 이용자에게 불편과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비판도 잇따른다. 실제 해당 영상들에는 “지속적으로 저러는 사람은 영업방해 아니냐”, “부끄럽지도 않나”, “책이나 읽어라”, “헌팅포차를 가세요”, "힐링을 위해 찾는 공간이 방해받는 느낌" 등 불편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서점 측도 이같은 피해를 인지하고 대응에 나섰다.


광화문 교보문고 측은 ‘독서 공간 에티켓’ 안내문을 비치해 “소중한 독서의 순간이 낯선 대화나 시선으로 방해받지 않도록 배려해달라.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이용이 불편하시다면 주저하지 말고 가까운 직원에게 문의해달라”고 밝혔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해당 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며, 매장 내 '몰입의 시간을 방해하지 말아달라'는 안내문도 이를 고려해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서점은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하는 개방된 공간인 만큼 특정 행위를 직접적으로 제지하기는 어렵지만 이용객이 불편을 느낄 경우 가까운 직원에게 요청하면 현장에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