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 전기차(EV)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올해 1·4분기 정부 보조금 정책으로 업체 간 판매 희비가 갈렸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6일 보도했다. 보조금 확대 혜택을 받은 일본 완성차 업체는 판매가 급증한 반면 상대적으로 지원이 줄어든 해외 업체는 성장세가 둔화됐다.
일본 자동차 판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4분기(1~3월) 일본 내 승용 EV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한 2만6959대를 기록했다. 분기 기준으로 2만 대를 넘어선 것은 2023년 3·4분기 이후 처음이다. 전체 승용차 가운데 EV 비중도 처음으로 2.5%를 넘어섰다.
이 같은 증가세는 도요타자동차가 주도했다. 이 기간 도요타의 EV 판매량은 7241대로 전년 대비 34배 급증했다. 지난해 10월 출시한 'bZ4X' 신형이 주행거리 개선 등 상품성 강화에 힘입어 시장에서 호응을 얻은 결과다.
보조금 확대 역시 판매 증가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일본 정부가 올해 1월 EV 보조금 상한을 40만엔 인상하면서 bZ4X의 보조금은 130만엔까지 늘었다. 이에 따라 소비자 실구매가는 480만엔에서 350만엔 수준으로 낮아지며 가격 경쟁력이 크게 개선됐다.
보조금 효과는 다른 업체에도 나타났다. 스바루는 판매량이 8배 증가했으며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역시 파나소닉 등 일본산 배터리 조달 비중을 유지한 덕에 보조금 혜택을 지켜내며 전년 대비 2.4배 증가한 5100대를 팔아 치웠다.
반면 중국 전기차 업체 BYD(비야디)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같은 기간 판매량이 전년 대비 1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직전 분기 대비로는 오히려 16% 감소했다. 보조금이 35만~45만엔 수준에 머물면서 도요타와 최대 95만 엔의 격차가 발생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일본산 배터리 채택이 어려운 BMW, 폭스바겐 등 유럽계 브랜드들 역시 보조금이 삭감되면서 판매가 5% 줄어드는 등 역풍을 맞았다.
이 같은 격차는 이달 이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일본 정부가 국산 배터리 사용을 우대하는 정책을 강화하면서 자체 배터리를 생산하는 BYD의 보조금은 15만엔 수준으로 대폭 축소됐다. 이에 따라 도요타와의 보조금 차이는 최대 115만엔까지 벌어지게 됐다.
니혼게이자이는 "보조금 격차가 판매량의 명암을 갈랐다"며 "보조금 정책에서 불리한 위치에 선 수입차 업체들은 일본 시장 내 판매 전략을 전면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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