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널뛰는 증시 못견디겠다" 개인들 만기 짧은 국고채로 대피

박지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06 18:17

수정 2026.04.06 18:27

3월에만 채권 3조9107억 순매수
국채가 1조4078억… 3배 급증
변동장에도 상대적으로 안정적
매매 차익 비과세도 장점 꼽혀
금리인하 기조 끝났지만 돈 몰려
"널뛰는 증시 못견디겠다" 개인들 만기 짧은 국고채로 대피

중동 전쟁 장기화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자 개인투자자들이 채권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표면금리가 낮고 만기가 짧은 국고채를 중심으로 사들여 임시 대피처로 이동하는 양상이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투자자의 채권 순매수액은 3조910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 2조1449억원, 2월 2조4557억원 대비 크게 늘었다. 개인 채권 순매수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줄곧 평균 2조원 안팎을 웃돌았지만 지난달부터 상승세를 탔다.



특히 국채 매수세가 컸다. 지난달 개인의 국채 순매수액은 1조4078억원으로 전월(4838억원) 대비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지난 1월에도 개인은 국채를 7387억원어치 사들이는 데 그쳤다. 개인들이 지난달 채권 시장으로 관심을 돌린 것은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면서 비교적 안정적 자산 관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개인들이 장외 채권시장에서 지난달 가장 많이 산 채권은 '국고01500-2612(16-8)'이다. 지난 2016년 연 1.5% 금리로 발행된 저쿠폰 국채(액면 금리가 낮은 국고채)다. 잔존만기가 4~5년가량 남은 국고채에도 관심이 모였다. 개인들은 지난달 '국고 01375-3006(20-04)'를 93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제로금리 시절 연 1.375%로 발행된 10년 만기 저쿠폰채다.

금리 인하 국면이 사실상 마무리 됐음에도 저쿠폰 채권을 찾는 이유는 안정성과 세제 혜택 때문이다. 채권은 이자 수익에 대해서만 15.4%의 이자소득세가 원천징수된다. 반면 매매 차익은 과세 대상이 아니다. 예컨대 액면가 1만원, 표면금리가 연 1%인 채권을 8000원에 매수한다고 가정하면, 이자인 100원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야 한다. 만일 이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해 투자자가 1만원을 돌려받는다면, 매매 차익 2000원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채권은 펀드 시장에서도 변동성 장세 속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 방어 매력을 보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최근 한 달간 국내 채권형 펀드 수익률은 -0.42%로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16.77%) 대비 낙폭이 작았다.

상반기 국내 채권 시장은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일부 호재로 작용하겠지만, 중동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고환율 상황이 지속될 경우 금리인상 압력이 커져 증시부담이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태근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수석은 "단기 유동성 차원에서 올 들어 만기가 짧게는 올해, 길어야 4~5년 내로 돌아오는 저쿠폰 국채에 개인을 비롯한 법인 자금이 유입되는 양상을 보였다"며 "한국 국채가 이달부터 WGBI에 편입되면서 그에 따른 외국인 패시브 자금이 유입된 것은 긍정적이나 중동 사태 이후 고유가·고환율·고물가 현상이 국고 금리 상승 압력을 높이고 있어 당분간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