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물가 잡기냐, 경기 살리기냐... 금리 2.5% 동결 전망이 우세

홍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06 18:26

수정 2026.04.06 18:26

10일 이창용 체제 마지막 금통위
중동戰 장기화에 유가·환율 부담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도 열어둬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와 국제유가 상승, 고환율이 겹치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경로가 안갯속이다. 물가를 밀어올리는 대외 변수들이 동시에 확대되며 금리 판단의 불확실성도 커지는 양상이다. 전쟁이 조기에 진정되더라도 고유가·고환율 충격이 시차를 두고 반영될 가능성이 커 물가 상방 압력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금리 동결 무게, '메시지' 초점

한은은 오는 10일 금융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이창용 총재가 임기 만료 전 주재하는 마지막 금통위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2.50%)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물가 상방 압력이 여전하지만 경기둔화 우려도 동시에 커지고 있어 섣부른 정책전환이 어렵다는 판단이다.

금리 수준 자체보다 정책방향에 대한 메시지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향후 물가와 금리 경로에 대한 표현 수위와 톤 변화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물가 충격이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본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3월 물가상승률(2.2%)은 유가 안정 정책과 유가상한제 시행 효과가 일부 반영된 결과"라며 "유가가 100달러를 넘는 상황에서 물가 충격은 시차를 두고 반영될 수밖에 없다. 그 강도는 정부 정책과 시장 여건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고환율·고유가가 동시에 작용할 경우 수입물가 상승으로 물가 수준을 끌어올리는 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스태그플레이션 여부에 대해 백 연구원은 "물가 상승은 일부 나타나지만 국내 성장둔화는 주로 수출요인 때문"이라며 "소비둔화 가능성은 있지만 수출과 전체 성장에는 큰 영향이 없으므로 아직은 우려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박상현 아이엠증권 연구원도 "중동발 물가 영향은 다음 달부터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최소 3~6개월 지속되지 않는 한 경기침체로 이어질 정도는 아니고,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현재로서는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물가냐, 경기냐…한은의 딜레마

문제는 물가와 경기 흐름이 서로 다른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점이다. 물가는 고유가와 환율 상승 영향으로 상방 압력이 커지는 반면, 경기는 소비둔화와 대외 수요 불확실성으로 하방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통화정책의 선택지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전문가들은 정책 대응의 우선순위로 '물가'를 꼽는다. 유가 등 공급 충격으로 발생한 인플레이션일수록 통화정책 대응이 제한적일 수 있지만 물가 기대심리가 고착될 경우 정책비용이 더 커질 수 있어서다.
고물가가 장기화될 경우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처럼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한은의 포워드 가이던스 역시 이전보다 한층 신중하고 유연한 형태로 변화할 전망이다.
백 연구원은 "물가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즉각 정책 전환에 나서기보다는 고물가의 지속성과 대외 리스크 전개 양상을 함께 확인할 것"이라며 "상황에 따라서는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