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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주식 노리고 2.4兆 EB 글로벌 주문
블랙록, 삼성重 5% 넘는 주요주주로
블랙록, 삼성重 5% 넘는 주요주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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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글로벌 큰 손들의 'K-조선 베팅'이 본격화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주식을 기초로 한 2조4000억원 규모 교환사채(EB)에 해외 투자자 주문이 쏟아졌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삼성중공업의 5%대 주요주주로 올라섰다. 조선업 슈퍼사이클에 따라 K조선이 글로벌 머니의 '메가 테마'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표면이자율 0%도 OK…글로벌 큰 손 투자 요청 속출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HD현대중공업 보통주를 기초자산으로 한 해외 교환사채 발행 규모를 15억5000만달러(약 2조4000억원)로 확정했다. 당초 최대 20억달러를 목표로 글로벌 수요예측에 나섰는데, 해외 기관투자자의 수요가 몰리면서 15억5000만달러로 마감했다.특히 이번 딜(거래)은 JP모간, UBS, HSBC 등 글로벌 톱티어 투자은행(IB)이 공동 주관했다. JP모간은 최근 2년 간 아시아 지역에서 10억달러 이상 규모의 EB 발행 5건 중 4건을 주관한 바 있다. 싱가포르에서 달러화로 발행된 만큼 투자자 구성도 글로벌 기관 중심이다. 표면이자율 0%, 만기 2031년 5월이라는 조건에도 주문이 쇄도한 것은 조선업 업황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의 강한 확신을 방증한다.
발행 규모는 HD한국조선해양이 지난해 2월 발행한 6000억원 규모 EB의 약 5배로, 국내 조선사 발행 EB 가운데 역대 최대 수준이다. 지난해 국내 교환사채 발행 총액이 4조7789억원이었다는 점에서 단일 건으로도 파격적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조달 자금을 △친환경 선박 사업 확대 △베트남·필리핀 등 해외 야드 생산설비 확충 △SMR(소형모듈원자로)·수소연료전지·해상풍력 등 차세대 에너지 투자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추진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마스가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최대 1500억달러(약 213조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로, HD현대를 비롯한 K조선 3사가 미국 내 조선소 건설·운영에 참여하는 사업이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조선 업황에 대한 시장의 긍정적 평가가 반영된 결과"라며 "확보 자금은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 재원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큰 손, K조선 업황 전환에 확신
글로벌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도 K조선에 대한 베팅을 공식화했다. 블랙록 펀드 어드바이저스는 삼성중공업 주식 4405만6088주(지분율 5.01%)를 보유하고 있다고 금감원에 신규 보고했다. 장내 매수를 통해 지분을 확보했으며 보유 목적은 '단순 투자'로 명시됐다.
그러나 시장은 단순 투자 이상으로 보고 있다. 블랙록은 지난해 말 기준 운용자산(AUM) 14조달러(약 2경500조원)를 돌파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로, 국내에서도 삼성전자(5.07%), 삼성SDI(5.01%), 삼성E&A(5%) 등 핵심 우량주의 5%대 지분을 확보해온 바 있다. 조선 업종에서 주요주주로 올라선 것은 업황 전환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내리기 어려운 결정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블랙록의 베팅은 삼성중공업의 뚜렷한 수주 회복세와 궤를 같이한다. 삼성중공업은 버뮤다 지역 선사로부터 친환경 초대형 가스운반선(VLGC) 2척을 3420억원에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올해 누적 수주 실적은 총 16척·31억달러로, 연간 수주 목표(139억달러)의 약 22%를 조기 달성한 상태다.
실적 개선도 가시적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매출 10조6500억원을 기록하며 9년 만에 연 매출 10조원을 회복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2% 증가한 8622억원을 올렸다. LS증권은 올해 매출액 13조5000억원, 영업이익 1조6700억원으로 각각 26%, 93% 성장을 전망했다.
주목할 점은 삼성중공업의 함정 영역 확장이다. 삼성중공업은 미국 제너럴다이내믹스 나스코(NASSCO), 디섹(DSEC)과 함께 미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NGLS) 프로젝트의 개념 설계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NGLS는 미 해군의 '분산해양작전' 핵심 전력으로, 향후 13척 이상 건조가 예상되는 전략 사업이다. 마스가 프로젝트의 첫 실질적 성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혁 LS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는 가운데 한미 조선 협력 추진과 미국 델핀 FLNG 사업 가속화로 LNG선·FLNG 수주 확대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카타르 LNG 변수도 오히려 K조선에 우호적이라는 평가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카타르 공급 차질은 미국·호주·아프리카 등 대체 공급원 확대로 이어져 항로 장거리화에 따른 톤마일 증가가 발생한다"며 "LNG선 수요에는 오히려 우호적이고 조선업 업황은 견고할 것"이라고 짚었다.
업계에서는 HD현대중공업 EB 흥행과 블랙록의 삼성중공업 투자가 개별 이벤트가 아닌 하나의 구조적 흐름으로 읽혀야 한다고 보고 있다. 조선업은 3.5년치 일감이 쌓인 슈퍼사이클 국면이며, 마스가 프로젝트를 통한 미국 조선 인프라 복원이라는 초대형 성장 동력이 더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 K조선은 미국·유럽·일본 조선 대비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으면서도 기술력과 수주 실적이 검증된 희소한 투자처"라며 "글로벌 '큰 손'의 움직임은 이 같은 구조적 재평가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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