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가 장악… 호찌민 이후 처음
【파이낸셜뉴스 하노이(베트남)=김준석 특파원】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이 국가주석으로 선출되고, 레민흥 공산당 중앙조직위원회 위원장이 총리로 선출되면서 베트남 신(新)지도부가 7일 비로소 진용을 갖추게 됐다. 베트남은 네 개의 기둥(서기장·국가주석·총리·국회의장)이 권력을 분점하는 집단지도 체제를 채택하고 있지만, 이번에 베트남 서열 1위인 또럼 서기장이 서열 2위인 국가주석까지 겸임하면서 이같은 베트남 특유의 정치 체제는 옅어지게 됐다.
베트남에서 당 서기장과 국가주석직을 한 사람이 모두 맡은 경우는 임기 도중 서거로 인한 임시 겸임 사례는 있었으나, 이번과 같이 임기 초반부터 국가와 당의 최고 직위를 겸임한 것은 베트남 국부 호찌민 전 주석 이후 또럼 서기장이 처음이다.
또 럼 서기장의 강력한 리더십이 완성된 만큼 앞으로 베트남은 제2의 도이머이(쇄신)에 비견되는 강도높은 경제 정책이 펼쳐질 전망이다. 특히 베트남 대표 경제통으로 불리는 베트남중앙은행 총재 출신인 레민흥 위원장이 총리에 발탁돼 경제정책이 한층 더 정교해질 것이란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베트남 국회는 7일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 495명 전원 찬성으로 럼 서기장을 국가주석으로 선출했다. 럼 서기장은 취임사에서 '2045년까지 고소득 선진국 진입' 목표를 언급하며 경제 성장을 차기 지도부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제시했다.
럼 서기장은 "평화롭고 안정적인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이를 기반으로 빠르고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을 추진하고 국민 삶의 질을 전면적으로 향상시키겠다"고 밝혔다. 특히 국가 발전 전략의 핵심 축으로 △과학기술 △혁신 △디지털 전환을 제시했다.
대외 정책에서는 베트남의 전통적 외교노선인 '대나무 외교' 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밝혔다. 럼 서기장은 "국가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되 평화·독립·자주 노선을 유지할 것"이라면서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 확대와 글로벌 경제·정치 질서와의 적극적 통합 의지도 강조했다.
당무 전반을 총괄하며 국가 운영의 기조를 설정하는 최고 실권자인 당 서기장과 대외 국가원수로서 외교·국방 분야를 관할하는 국가주석을 겸임하면서 경제 개혁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집권 1기 럼 서기장은 민간 경제를 강조하며 제2의 도이머이라 불릴 정도의 과감한 경제 개혁을 단행한 바 있다. 특히 럼 서기장은 경제 성장에 있어 민간 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관·공기업 주도의 베트남 경제 체질의 개선을 이끌었다.
이한우 단국대 초빙교수는 "베트남에서 공산당 총비서(서기장)와 국가주석이 일체화되어 당·국가 체제가 견고해졌다"고 이번 럼 서기장의 주석직 겸임을 평가했다. 이 교수는 "이에 따라 당-국가는 경제정책을 비롯한 제반 국가 정책을 추진력 있게 집행할 것이며 아울러 사회에 대한 통제력도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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