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戰으로 자금 뺐던 투자자들
저가매수 기회 삼아 '상승 베팅'
설정액 154조3421억까지 늘어
삼성전자 등 반도체 호황도 한몫
저가매수 기회 삼아 '상승 베팅'
설정액 154조3421억까지 늘어
삼성전자 등 반도체 호황도 한몫
이란 전쟁 이후 주춤하던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 시장에 이달 들어 12조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됐다. 지난달 롤러코스터 장세 속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을 빼던 투자자들이 증시 회복에 베팅한 것으로 풀이된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 설정액은 154조3421억원으로, 이달 들어서만 12조3164억원 급증했다. 설정액이란 투자자들이 맡긴 투자 원금을 뜻한다.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6월 말만 해도 60조원대였지만, 몸집을 가파르게 불려 가며 지난 1월 5일(100조3122억원) 사상 첫 100조원을 돌파했다.
이후에도 증가세를 이어가며 지난 2월 말 158조2125억원까지 불어난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발발 이후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자금이 급격하게 빠졌다. 지난달에는 2거래일 만에 24조원 넘게 빠지며, 같은달 4일 설정액은 133조6355억원까지 내려앉았다.
하지만 이달 들어 다시금 분위기가 바뀌었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단기적인 증시 조정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으면서, 저가 매수 기회로 보고 주식 시장에 돌아오는 움직임이 강해진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도 외부 변수로 인해 증시가 출렁였지만, 펀더멘털이 견조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전쟁이 지수를 누르는 동안 이익 추정치 상향은 지속됐다"며 "삼성전자 실적 발표 이후 상향된 이익추정치를 반영할 경우 주당순이익(EPS) 상승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 조정과 펀더멘털 악화는 구분돼야 한다"며 "이익 추정치 방향이 바뀌지 않았다면 조정은 밸류에이션 매력도를 높이는 기회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국내 증시를 주도하고 있는 반도체 업종의 호실적이 지수 상승을 이끌 것이라는 분석이다. 노 연구원은 "주식 시장이 반도체 포지션을 축소하는 동안 실적은 오히려 컨센서스를 압도적으로 상회하는 기반을 쌓고 있었다"며 "주가와 이익 사이의 괴리가 확대됐으며, 반도체 업종에 대한 전략적 비중 확대의 단초를 제공하는 변수로 보인다"고 짚었다.
한편 채권 시장이 위축되면서 채권형 펀드는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전날 국내 채권형 공모펀드 설정액은 81조6307억원으로, 이달 들어 1706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통상 전쟁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커지면서 채권 가격도 오른다. 하지만 이번에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면서, 채권 금리가 급등했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실제 지난달 23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617%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어 지난달 27일에는 5년물(3.838%), 10년물(3.915%), 30년물(3.810%)도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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