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사회

美·이란 ‘2주 휴전’… 호르무즈 다시 열린다 [美-이란 2주간 휴전]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08 18:33

수정 2026.04.08 18:33

협상시한 88분 앞두고 전격 합의
트럼프, 파키스탄 중재 요청 수용
"휴전 합의는 美 완벽한 승리" 자평
이란 "2주간 해협 안전 통행 가능"
10일 이슬라마바드서 후속 협상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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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이 전쟁 발발 39일째인 7일(현지시간)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개방과 미국의 대이란 타격 중단을 맞교환하는 조건으로 2주간의 휴전에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이란의 핵심 인프라 파괴를 경고하며 통보한 협상시한 마감을 불과 88분 앞두고 타결된 결정이다. 전면 확전으로 치닫던 중동 위기가 일단 중대한 고비를 넘겼다.

트럼프는 미국 동부시간 기준 이날 오후 8시(한국시간 8일 오전 9시)로 설정했던 시한 마감 88분 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2주 휴전안 수용을 공식 발표했다. 그는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의 완전하고 즉각적이고 안전한 개방에 동의하는 조건으로 이란에 대한 폭격과 공격을 2주간 중단하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이란의 발전소 등 에너지 인프라와 교량 타격을 경고해 왔던 트럼프는 이번 발표를 기점으로 전면적 휴전에 돌입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휴전 발표 직후 AFP통신과 전화 인터뷰에서 "완전하고 완벽한 승리다. 100%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이번 합의를 미국의 성과로 강조했다. 이란의 농축우라늄 문제에 대해서도 "완벽하게 처리될 것이며 그렇지 않았다면 합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휴전 결정은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 등과 논의 중 무력행사를 보류해달라는 중재 요청을 미국이 수용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트럼프는 "이미 모든 군사적 목표를 초과 달성했고, 장기적 평화와 관련한 합의에 근접했기 때문"이라며 이란이 제시한 10개항의 제안서가 향후 협상의 실행 가능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란 측 역시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승인을 거쳐 휴전안을 수용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우리 군은 방어작전을 중단할 것이며, 이란군과 조율해 2주간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안전한 통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이에 따라 전면 통제됐던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글로벌 에너지 교역 선박 운항이 조만간 재개될 전망이다.

하지만 향후 종전협상의 기준이 될 10개항 세부 내용을 두고 양측 입장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는 별도 성명을 통해 "우리가 미국, 이스라엘과 전쟁에서 승리했으며 미국이 이란의 10개항 종전안을 전부 수용했다"고 주장했다. 이란이 내세운 10개항에는 우라늄 농축 허용, 호르무즈해협 통제권 유지, 역내 미 전투병력 철수, 대이란 제재 완화 및 전쟁 피해 배상 등 미국이 당장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러한 입장 차이에도 양측이 2주 휴전에 합의한 데는 관련국들의 막판 치열한 외교전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스라엘이 휴전에 동의한 가운데 샤리프가 협상시한 5시간 전 중재안을 냈고 이란의 핵심 동맹국인 중국이 막판에 직접 개입, 긴장 완화를 촉구한 것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란 내부적으로도 핵심시설이 타격받을 경우 직면할 막대한 경제적 피해에 대한 우려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10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직접 만나 세부 내용을 조율할 예정이다. 중재국을 거치지 않은 대면 협상이지만 우라늄 농축 포기 등 핵심 쟁점에서 이견이 여전해 최종 종전 합의까지는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주요 외신들은 이번 일시 휴전을 파국을 피하기 위한 불안한 시간 벌기로 진단했다. 뉴욕타임스는 "시장에 안도감을 주고 아시아의 에너지 위기를 완화할 것"이라면서도 "트럼프가 애초 전쟁 명분으로 내세웠던 이란의 비축 핵연료 포기나 미사일 사거리 제한 등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BBC 등도 "2주 안에 간극을 메우지 못하면 언제든 무력충돌이 재발할 수 있다"고 전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