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미국과 이란의 '2주간 휴전' 발표 후 하루가 지났지만 휴전의 핵심 조건이었던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한 개방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란 내부에서조차 해협 통항 문제를 놓고 상반된 분위기의 보도가 나오는 등 혼란이 이어지고 있어 페르시아만 내 발이 묶인 2000여척의 선박들이 언제 해협을 빠져나올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휴전 발표 이후 해협을 빠져나간 선박은 단 3척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전쟁 이전 하루 평균 약 135척이 통과하던 것과 비교하면 극히 제한적인 수준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 발표와 함께 밝혔던 "완전하고 즉각적이며 안전한 개방"과는 거리가 멀다.
이란 국영 프레스TV는 이날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폐쇄됐으며 통과를 시도한 모든 유조선은 회항했다고 보도했다. 해상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유조선 '오로라'(AUROURA)호가 해협 출구로 향하던 중 무산담 연안 인근에서 180도로 방향을 틀어 페르시아만 쪽으로 되돌아갔다.
이는 휴전 발표 이후에도 이어진 이스라엘의 공격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연계된 파르스통신은 이란이 이스라엘의 헤즈볼라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폐쇄하고 유조선의 통행을 막았다고 보도했다.
해운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던 유조선 수 척이 이란 해군으로부터 "해상으로 진입하려는 모든 선박은 공격 대상이 되어 파괴될 것"이라는 내용의 위협적인 메시지를 받았다.
이와 달리 프레스TV 보도 직전 이란 국영 학생뉴스네트워트(SNN)는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항로가 지정됐으며 여러 선박은 IRGC와 협력해 해당 항로를 이용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SNN은 안전 진입 항로는 오만해에서 라라크 섬 북쪽 방향이며, 안전 출구 항로는 페르시안만에서 라라크 섬 남쪽을 지나 오만해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이란 반관영 메흐르 통신도 9일 IRGC 해군 발표라며 "해상 기뢰와의 잠재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라라크섬의 남쪽(출구)과 북쪽(입구) 해역을 이용하는 대체항로가 지정됐다고 보도했다.
이란 측의 통행료 부과 움직임이 구체화하는 것도 통행 재개를 준비하는 작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란 석유·가스·석유화학 제품 수출업자 협회의 하미드 호세이니 대변인은 8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유조선으로부터 1배럴당 1달러의 통행료를 암호화폐로 징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은 앞으로 2주간 무기 수송에 이용되지 않도록 해협을 드나드는 선박을 감시해야 한다"며 "모든 선박이 통과할 수 있지만, 각 선박에 대한 (검사) 절차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며 이란은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 "해협 선박 통행량 증가"…해협 폐쇄설 부인
백악관은 레바논 문제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했다는 보도를 부인하고 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비공식 채널로 확인한 바에 따르면 오늘 호르무즈 해협 선박 통행량은 오히려 증가했다"며 "실제로 해협이 개방돼 있다는 내용이 대통령에게 전달됐다"고 말했다.
JD 밴스 부통령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늘 이미 해협을 오가는 선박 통행량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내일(9일)도 통행량이 계속 늘어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최종 협상 시한을 약 1시간 30분 앞둔 전날(7일) 오후 6시 30분쯤 호르무즈 해협 즉각 개방을 조건으로 이란 공격을 2주간 중단하는 데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직후 X에 이란군과 조율하에 호르무즈 해협을 2주간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다고 확인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