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파나마를 향한 중국의 집요한 상업적 괴롭힘이 라틴아메리카 전역에서 거센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미국 정치매체 더힐이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이러한 강압적 행보가 오히려 중남미 국가들과 대만 사이의 관계 회복을 부추기는 역풍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더힐에 따르면 파나마 법원이 파나마 운하 양 끝에 위치한 크리스토발과 발보아 항구의 운영권을 홍콩 기반 기업인 CK 허치슨으로부터 회수해 파나마 정부에 귀속시키자 중국 당국이 최근 파나마 국적 선박들에 대해 정기 점검을 빌미로 임의적 억류와 조사를 강화했다.
이를 두고 국제사회는 주권 국가의 정당한 사법적 결정을 향한 보복성 조치라고 비판하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의 보복은 글로벌 공급망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비용을 상승시키며 무역 시스템의 신뢰를 훼손한다"며 "미국은 파나마의 주권을 침해하는 모든 강압적 행위에 맞서 파나마와 함께할 것"이라고 강력히 규탄했다.
더힐은 중국이 자국의 이익에 반하는 국가를 위협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며 지난해 멕시코가 국내 산업 보호와 32만5000개의 일자리 보존을 위해 중국산 등 1400개 품목에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은 "관세 조정을 하기 전에 재고하라"며 거침없는 경고를 날렸다고 전했다.
또 에콰도르에는 '부채 함정' 모델의 대표 사례로 꼽히는 코카 코도 싱클레어 수력발전소 프로젝트는 부실한 감독과 자원 착취의 전형으로 비판받고 있다.
페루에서는 중국 자본이 투입된 찬카이 항구 등 주요 인프라와 광산 프로젝트에서 중국이 독점적 권한을 요구하며 페루의 감독권을 무력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만과 수교 중인 과테말라에는 무역 봉쇄와 장벽을 무기화하고 있다.
미국 서반구국 담당국은 SNS를 통해 "중국의 값싼 자금은 결국 주권이라는 대가를 치르게 한다"며 중국의 금융 정책을 경고했다.
'엔드 슬레이버리 나우(End Slavery Now)' 같은 국제기구들은 중국의 사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현대판 노예제와 인권 유린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최근에는 브라질과 중국의 자동차 공장 내 노동 환경이 이러한 인권 침해 논란의 중심에 서며 국제적인 감시를 받고 있다.
중국은 중남미·카리브 국가공동체(CELAC) 정상회의에서 "중국은 언제나 라틴아메리카의 좋은 친구가 될 것"이라고 공언했으나, 파나마와 인근 국가들이 느끼는 현실은 '우정'보다는 '협박과 강요'에 가깝다고 지적됐다.
더힐에 따르면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이 깨어나 볼리비아는 중국의 아연 채굴 사업을 통제하기 시작했으며 칠레는 홍콩과 연결하려던 해저 케이블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온두라스는 대만과 재수교를 검토 중이며 아르헨티나와 페루는 중국 JF-17 전투기 대신 미국 F-16 구매를 결정했다.
더힐은 주권 무시와 블랙메일로 점철된 중국의 대외 정책이 라틴아메리카의 외교 지형을 앞으로 어떻게 변화시킬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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