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06억은 1년 내 만기 도래…회사채 최대 1500억 증액 발행해 '급한 불' 끈다
한화에어로 인수 철회로 대규모 자금 유입 무산…'차환 릴레이' 불가피
한화에어로 인수 철회로 대규모 자금 유입 무산…'차환 릴레이' 불가피
[파이낸셜뉴스]풍산이 탄약사업 매각을 사실상 백지화하면서 1조원이 넘는 총차입금에 대한 재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총차입금 중 6506억원은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성 차입금이다. 포(砲)와 탄을 모두 아우르는 체계를 구축해 생산부터 수출까지 '수직 계열화'를 노렸던 유력 인수후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이탈은, 대규모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었던 풍산 입장에서 아쉬운 대목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K-IFRS 연결기준 풍산의 지난해 총차입금은 1조762억원이다. 2022년 1조41억원에서 2023년 7027억원으로 줄었다가 2024년 8337억원을 거쳐 최근 6년 내 최고치를 경신했다.
앞서 2023년에는 방산 부문 수출 관련 선수금 유입 등을 바탕으로 연말 연결기준 순차입금을 2732억원까지 낮추며 차입 부담을 크게 완화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순차입금은 2024년 4735억원, 2025년 8271억원으로 다시 가파르게 늘었다. 전기동 가격 상승 및 원자재 투입 증가로 운전자금 부담이 커진 데다, 신규 도금라인 증설 등 시설투자(CAPEX)가 확대된 영향이다.
매각을 통한 현금 확보가 무산되면서, 빚을 내서 빚을 갚는 풍산의 '차환 릴레이'는 계속될 전망이다. 풍산은 오는 16일 3년물 회사채를 1000억원 규모로 발행하기 위한 수요예측에 나서며, 흥행 시 최대 1500억원까지 증액한다는 계획이다. 발행 예정일은 24일로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 SK증권이 맡았다. 당장 풍산의 회사채 잔액 3500억원 중 700억원이 이달 24일 만기를 맞는다.
풍산은 지난해 4월에도 표면금리 4.141%였던 제107회 회사채 1500억원을 상환하고 나머지 500억원을 원부자재 구매 등 운영자금으로 쓰기 위해 제109회 회사채를 2000억원 규모로 발행한 바 있다.
풍산은 외형을 키웠지만 내실은 챙기지 못했다. 풍산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5조486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매출 5조원 시대'를 열었다. 신동부문(3조7280억원)과 방위산업부문(1조3115억원) 모두 외형 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수익성 지표는 뒷걸음질 쳤다.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2024년 2360억원에서 2025년 1472억원으로 37.7% 급감했다. 영업이익도 3238억원에서 2974억원으로 8.1% 줄었다. 신동부문의 고마진 제품 판매 부진, 통상임금 소급 적용 및 장기종업원 부채 평가손실 등 일회성 비용 증가, 미국 스포츠탄 관세 부담에 따른 현지수요 위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신동부문의 세전이익률이 0.6%까지 떨어진 반면, 방위산업부문은 2024년 22.7%에서 2025년 16.1%로 수익성이 하락했음에도 여전히 굳건한 이익창출력을 보였다. 매출 비중이 26%에 불과한 방산부문이 전체 세전이익의 80% 내외를 책임지는 '방산 쏠림' 구조가 더욱 선명해졌다.
NICE신용평가는 "유산스(Usance) 차입금 및 담보제공 차입금의 원활한 차환이 가능하고, 현금창출력이 제반 자금 소요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돼 단기유동성 위험은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압연 박판화, 155mm 탄체 단조라인 설비투자 등이 계속돼 당분간 자금 소요는 지속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재무구조 개선의 '단비'가 될 수 있었던 탄약사업 매각마저 무산되면서 풍산의 자력 갱생 부담은 더욱 커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풍산 탄약사업부문을 포함한 다양한 사업 기회를 검토했으나 인수 검토는 중단했다"고 공식화했다. 당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 등 자사 무기체계와 풍산의 155mm 대구경탄을 결합한 '포·탄 패키지 수출'로 글로벌 방산 경쟁력을 극대화하려 했다. 풍산 역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사업 구조 개편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탄약사업 매각과 관련해 현재 추진하고 있는 것은 없다"며 매각설에 선을 그었다.
풍산은 1968년 설립된 풍산홀딩스(옛 풍산)로부터 2008년 7월 인적분할을 통해 설립된 동가공 및 방위산업 핵심 기업이다. 특히 방위산업 부문은 국방부에 독점적으로 탄약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 2024년 말 기준 최대주주인 풍산홀딩스가 회사 지분 38.0%를 보유하고 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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