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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공급충격 일시적이면 금리 대응 안해…지속되면 대응 필요"(종합)

뉴스1

입력 2026.04.10 13:12

수정 2026.04.10 13:12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4.10 ⓒ 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4.10 ⓒ 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전민 이강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0일 중동전쟁에 따른 공급충격이 일시적일 경우 금리를 조정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다만 충격이 장기화하면서 기대인플레이션이 불안정해진다면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이 총재가 퇴임을 앞두고 여는 마지막 금통위 기자간담회다.

이 총재는 "공급충격에 대한 통화정책 운영의 기본 원칙은 명확하다"며 "충격이 일시적이면 정책 시차 등을 고려할 때 금리 조정으로 대응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고, 장기화하면서 기대인플레이션이 불안정해질 경우에는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3개월 포워드 가이던스 관련해서는 "이번에는 3개월에 대해 개별 위원들의 견해를 묻지 않고 내부 연구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기록만 해뒀다"며 "인상·인하에 관한 논의가 크게 없었고, 사태를 지켜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현 상황을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와 비교했다. 그는 "러·우 전쟁 당시에는 팬데믹 기간 억눌렸던 수요가 확대되면서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는 국면이어서 전쟁 충격이 물가를 크게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반면 이번 중동 사태는 석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일본·대만 등 아시아 지역에 공급 충격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대해서는 "석유 최고가격제를 계속 가져갈 수는 없어 상당 폭 지속되면 물가가 예상보다 올라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올라간 것은 누구나 알다시피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시점에서 사태가 종결되면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면서도 "에너지 인프라가 파괴되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간다면 부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성장 경로와 관련해서는 수출이 예상보다 좋고 건설이 예상보다 나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5월 경제 전망에 대해서는 "성장률과 물가 시나리오를 함께 발표할 것"이라며 상세 수치 공개는 5월로 미뤘다.

향후 통화정책 운용 방향에 대해서는 "앞으로 통화정책은 중동전쟁과 관련해 입수되는 추가 정보와 경제지표를 바탕으로 물가와 성장에 미치는 영향의 크기 및 지속성 등을 면밀히 점검해 정책방향을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환율에 대해서는 현재 달러·원 환율이 중동 사태와 외국인 주식 매도세에 주도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총재는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외국인 주식 매각 금액이 478억 달러로, 지난해 한 해 전체(70억 달러)의 7배에 달한다"며 "3월 한 달에만 298억 달러가 빠져나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란 상황이 안정되면 환율이 빠른 속도로 올라간 것만큼 빠르게 내려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환율 평가 기준에 대해서는 레벨보다 달러 인덱스(DXY) 대비 변화를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달러 인덱스와 비교해 얼마나 절하됐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거시경제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외환시장 개입에 대해서는 "달러 인덱스와의 격차, 변동 속도를 보고 개입 여부를 판단한다"며 "3월에 외국인 주식 매도에 의한 환율 절하 시 개입하면 외국인만 더 비싸게 팔고 나가는 이익을 보는 국면이어서 개입 이유가 적었다"고 설명했다.

추경에 대해서는 "이번 추경은 재정 적자를 통한 부채 조달이 아니라 초과세수로 조달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추경 내 지방교육재정교부금(4조 8000억 원)이 기계적으로 초중등 교육 예산으로 배분되는 경직성에 대해서는 "경기 대응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 구조가 바람직한지 다시 고려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장금리와 통화정책 기대에 대해서는 신중한 해석을 당부했다. 이 총재는 "현재 3년물 금리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상황인데, 데이터 하나하나로 인상이 1회냐 2회냐를 따지는 것은 의미가 별로 없다"며 "변동성이 잦아든 다음에 시장의 기대를 읽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강남 등 서울 고가 주택은 안정세가 나타나기 시작했지만 수도권 주변 지역은 다시 오르는 국면이어서 완전한 안정화를 말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서울 중심의 주택가격 상승을 그대로 두면 국민 양극화와 계층 간 문제뿐만 아니라 자본의 효율적 배분 측면에서도 굉장히 나쁜 방향"이라며 "주택가격 상승이 다른 모든 자산의 수익률을 뛰어넘는 구조가 계속되면 반드시 고쳐가야 한다"고 밝혔다.

장기적으로는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서는 공급 정책, 세제와 함께 수도권 집중 현상을 완화해야 한다"며 "수도권으로 계속 유입되는 구조에서는 아무리 집을 많이 지어도 해결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포워드 가이던스 지속 여부에 대해서는 "새 총재가 금통위원들과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이 제도가 성공하려면 시장과 언론이 조건부라는 점을 받아들이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현송 신임 총재 후보자의 외화자산 논란에 대해서는 "해외 인재를 모셔오는 데 해외 자산이 있다고 우려하는 것은 너무 크게 고려하는 것"이라며 "신 후보자의 애국심이 가지고 있는 자산보다 더 클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