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올해 대출 더 조인다"…은행 문턱 '바늘구멍'

홍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12 14:35

수정 2026.04.12 14:35

자료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하반기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함께 강화된 가계대출 규제가 올해 더욱 엄격해지면서 시중은행 대출 여력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대출 증가율을 사실상 1% 안팎으로 묶으면서 '대출 문이 바늘구멍 수준'으로 좁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올해 가계대출(정책대출 제외) 증가율 목표를 당초 예상했던 약 2%의 절반 수준으로 낮춰 금융당국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은행은 올해 증가율 관리 목표를 0.7% 수준으로 제시했으며, 이는 작년 말 잔액 기준으로 수천억 원 규모의 여력에 불과하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1.5%)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실제로는 대형 은행 중심으로 더 보수적인 목표가 적용되는 분위기다.



이 같은 관리 기조가 이어질 경우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연간 가계대출 증가 한도는 약 6조40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산된다. 월별로 환산하면 은행당 공급 여력이 극히 제한적인 수준이다. 금융지주 수장들이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2% 안팎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힌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축소된 셈이다.

다만 올해 들어서는 이미 가계대출 잔액이 감소하는 등 단기적으로는 총량 관리 부담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주택 거래가 회복되고 대출 수요가 다시 살아날 경우 추가 규제가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향후 주택 거래가 늘면 모기지보험 중단 등 추가적인 대출 억제 조치가 다시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중은행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수요 일부는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이동하는 '풍선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1분기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의 가계대출 잔액은 3개월 새 5000억원 이상 증가한 반면, 5대 시중은행은 같은 기간 약 2조원 가까이 감소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에서도 인터넷은행은 증가세를 보인 반면 시중은행은 감소세를 나타냈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중·저신용자 대출 의무와 상대적으로 완화된 총량 규제 영향으로 여신이 늘고 있다"면서도 "시중은행에서 밀려난 실수요가 일부 유입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다만 인터넷은행 역시 총량 규제와 건전성 관리 영향으로 증가 속도는 이전보다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2030년까지 명목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80%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해당 비율은 88%대 수준으로, 장기적으로는 가계부채 축소가 성장과 금융 안정의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가계신용 비율 상승은 수년의 시차를 두고 성장률 하락 및 경기 침체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