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진희 양새롬 황진중 원태성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기업이 보유한 비(非)업무용 부동산에 대해 규제를 더욱 조이겠다고 나서자 경제계가 난감해하고 있다.
경제계는 대체로 투기용 부동산 보유를 규제한다는 큰 틀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그 기준이 애매하다는 입장이다. 투자용 부동산이라고 규정하는 기준이 모호하고 업종별, 기업별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10일 경제계에 따르면 기업들은 비업무용 토지 현황 파악에 나서면서 분주한 모습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한 세제 강화 검토를 관계 부처에 주문하면서 다수 기업이 현황 파악에 돌입한 것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사업보고서 재무제표상 투자부동산 항목이 있는데 대부분이 그룹 법인이거나 그룹사 사옥으로 활용되는 업무용 부동산에 해당한다"며 비업무용 부동산 현황 파악과 관련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재계는 대체로 투기용 부동산을 보유하는 것을 규제하는 것에는 동의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기업이 보유한 부동산 중에서 업무용과 투기용으로 구분해 단정 지을 수 있는 기준이 모호하다고 지적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건물을 갖고 있을 때 그 건물의 모든 층 중 몇 개 층만 소유하고 나머지는 임대하는 경우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기준으로는 '투자용 부동산'으로 간주됐다"며 "실제 기업을 운영할 때 효율성 측면에서 모든 건물을 한 기업이 활용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건설 업계는 미분양이 나거나 시행사 물량을 떠안게 되는 경우가 잦은데 이때 보유하게 되는 부동산은 모두 비업무용 부동산으로 잡힌다.
업계 관계자는 "업종, 업태, 기업별로 처한 상황이 다양한데 동일한 기준을 일률 적용해 규제를 가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우려했다.
향후 기업 활동이나 중장기 투자를 위해 부지나 건물을 선점해 놓는 경우도 있다. 한 대기업 고위 관계자는 "투자 목적으로 부동산 샀다가 지금처럼 중동 전쟁이 터져서 원자잿값이 오르거나 부득이한 상황이 생기면 일시적으로 투자를 못하게 된다"며 "업무용, 비업무용 자산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는 데에 현장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 1차 전체 회의에서 "기업들이 쓸데없이 당장 필요한 것도 아닌데 뭐 하러 그렇게 대규모로 (부동산을) 가지고 있나"라며 "기업이 보유한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해 대대적인 보유 부담을 안기는 방향으로 검토를 해보라"고 청와대 정책실에 지시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