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기홍 부산외대 미얀마어과 특임교수
천 교수는 "단순한 언어 연구를 넘어, 언어 인류학적 관점에서 미얀마의 정서와 문화를 정치·경제·사회와 연결해 분석할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미얀마식(Burmese Way)' 특성을 이해하고, 향후 미얀마의 방향성과 접근 방식을 연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민아웅흘라잉 대통령 취임과 관련된 일문일답.
― 2025~2026년 총선에 대한 평가와 현지 반응은.
▲ 이번 총선은 '결론이 정해진 연극'과 같았다. 2021년 군부 쿠데타 이후 2023년 민주진영인 국민민주연맹이 강제 해산된 상태에서 군부를 대표하는 연방단결발전당이 압승을 거둔 것은 민의의 반영이라기보다 군부가 쿠데타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철저히 계산된 '법적 세탁 절차'라고 평가했다.
현지 반응은 겉으로 매우 차분하다. 양곤 등 주요 도시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는 안정이 회복된 것이 아니라, 투표 결과가 삶을 바꿀 수 없다는 깊은 무력감과 공포가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교전 지역에서는 투표조차 이뤄지지 못해 국민 절반 이상이 소외된 '반쪽짜리 선거'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비판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외면하는 분위기다.
― 민아웅흘라잉 대통령 취임 이후 정치 변화는.
▲ 민아웅흘라잉은 국가관리위원회를 통해 비상시국을 명분으로 계엄 통치를 이어왔고, 이번 대통령 선출을 통해 '제도화된 권력'의 정점에서 통치를 지속하게 됐다.
외형적으로는 군복 대신 민간 복장을 입으며 국제사회에 '정상 국가로 돌아왔다'는 메시지를 던질 것이다. 그러나 권력 구조는 오히려 더 공고해졌다. 새로 신설된 연방자문위원회(UCC) 등을 통해 퇴역 군 인사들이 국정 전반에 포진하게 됐고, 이는 군부의 이익이 국가 정책으로 공식화되는 구조를 의미한다. 실질적인 통제력은 더 촘촘해질 것으로 보인다.
― 민아웅흘라잉의 대통령 취임 이후 내전 향방은.
▲ 민아웅흘라잉의 대통령 취임은 민주 진영과 저항 세력에 '더 이상 협상이 불가능하다'는 신호다. 국민통합정부와 소수민족 무장단체 입장에서는 신독재 체제의 시작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군부는 저항 세력을 '불법 단체'로 규정하고 군사 작전을 강화할 명분을 확보했고, 반대로 저항 세력도 이번 선거를 전면 부정하며 무장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결국 강 대 강 대치가 심화되면서 단기간 내 평화 협정보다는 소모적인 내전 상태가 고착화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총선 이후 미얀마 국민들의 반응은.
▲ 쿠데타와 코로나 여파로 민생은 이미 파탄 수준에 이르렀고, 최근 자연재해까지 겹치며 국민들은 희망을 상실한 상태다. 정치보다 '생존'이 더 중요한 상황이다.
현지 화폐 가치 폭락, 물가 상승, 극심한 정전, 석유 파동까지 겹치면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 내일의 끼니가 걱정'이라는 인식이 팽배해졌다. 과거 온순한 불교 국가 이미지와 달리, 현재는 야간 외출도 위험할 정도로 공포감이 확산된 상태다.
젊은층의 변화도 크다. 초기에는 민주 진영을 지지하거나 저항에 참여하던 이들이 지금은 상실감 속에 해외로 나갈 길을 찾고 있다. 한국어·일본어·중국어 시험을 준비하며 미얀마를 떠나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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