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진행된 미·이란 협상이 약 14시간 만에 종료됐다고 밝혔다. 양측은 기술 전문가 간 문서 교환을 진행하기로 했으며, 일부 이견에도 불구하고 협상은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구체적인 재개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란 국영 TV 기자는 회담이 일요일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회담은 10여 년 만의 첫 직접 접촉이자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가장 고위급 협의로 평가된다. 협상 결과는 2주간 유지되고 있는 불안정한 휴전의 향방은 물론, 전 세계 에너지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 여부를 좌우할 전망이다. 이란은 전쟁 발발 이후 해당 해협을 봉쇄해 왔다.
중재국 파키스탄 측에 따르면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 재러드 쿠슈너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 압바스 아락치 외무장관과 약 2시간 동안 회담을 진행했다. 협상 과정에서는 양측 간 긴장과 완화가 반복되며 분위기가 수차례 급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과 동시에 군사적 긴장도 이어지고 있다. 미군은 호르무즈 해협 기뢰 제거를 위한 사전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으며, 군함 2척이 해협을 통과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란 측은 이를 전면 부인하며 신경전을 이어갔다.
핵심 쟁점을 둘러싼 입장차는 여전히 크다. 이란은 해외 동결 자산 해제와 함께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확보, 전쟁 배상금 지급, 레바논을 포함한 지역 전반의 휴전을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해협 통과 선박에 대한 통행료 징수 권한도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해협의 자유 항행 보장과 이란의 핵 농축 프로그램 무력화를 최소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협상 개시 전 제기된 동결 자산 해제 문제를 두고도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이란은 미국이 카타르 등 해외 은행에 묶인 자산 해제에 합의했다고 주장했지만, 미국은 이를 부인했다.
이번 전쟁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 큰 충격을 준 상태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국제 유가는 급등했고 에너지 공급 차질 우려가 확산됐다. 여기에 수천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며 인도적 피해도 커지고 있다.
한편 미국 동맹국인 이스라엘은 레바논에서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에 대한 공습을 지속하고 있으며, 해당 충돌은 이번 미·이란 휴전과는 별개의 사안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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