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비 지원·고령해녀 수당 두 축
잠수질병 치료 부담 덜고 생계도 보탠다
고령화 속 해녀어업 지속 기반 강화
잠수질병 치료 부담 덜고 생계도 보탠다
고령화 속 해녀어업 지속 기반 강화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특별자치도가 올해 복권기금 87억원을 투입해 해녀어업인 생활안정 지원사업을 추진한다. 제주 해녀의 건강권을 지키고 생계 부담도 덜어 해녀어업이 이어질 수 있는 기반을 보강하겠다는 취지다.
제주도는 복권기금을 재원으로 한 '해녀어업인 생활안정 지원사업'을 올해 총 87억원 규모로 운영한다고 12일 밝혔다.
사업은 두 갈래로 나뉜다. 해녀 잠수질병 진료비 지원에 65억6500만원, 현업 고령해녀 수당 지원에 21억5100만원이 들어간다.
이번 사업은 해녀의 일 자체가 위험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해녀는 산소공급장치 없이 맨몸으로 바다에 들어가 물질을 한다. 그만큼 잠수병과 근골격계 질환, 만성 통증 같은 건강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제주도가 진료비 지원과 수당 지급을 함께 묶은 배경도 여기에 있다.
진료비 지원은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통해 매달 지급한다.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 대상 외래진료비 가운데 본인부담금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해녀가 병원 문턱을 낮추고 제때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하려는 사업이다.
고령해녀 수당은 반기별로 대상자를 정해 지급한다. 만 70세 이상 79세 이하는 월 10만원, 80세 이상은 월 20만원을 받는다. 고령일수록 조업 여건이 더 힘들어지는 현실을 반영한 차등 지원이다.
제주 해녀는 이미 국내외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세계중요농어업유산,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국가중요어업유산, 국가무형문화재로 이름을 올렸다. 해녀는 단순 직업군이 아니라 제주의 삶과 문화, 바다 공동체를 보여주는 상징 자산으로 평가받는다.
문제는 현장이다. 해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바다 환경도 달라지면서 해녀 수는 꾸준히 줄고 있다. 문화적 가치만 강조해서는 해녀어업을 지키기 어려워 건강과 복지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 사업은 2014년 복권기금 지원을 바탕으로 의료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시작됐다. 2023년부터는 현업 고령해녀 수당까지 더해 지원 범위를 넓혔다. 문화유산 보전이 추상적 구호에 머물지 않으려면 현장에서 물질하는 해녀의 몸과 삶을 먼저 지켜야 한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복권기금은 복권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활용해 공익사업에 쓰는 재원이다. 제주도는 이 재원을 해녀 복지에 연결해 지역 고유의 생업과 공동체 문화를 지키는 데 쓰고 있다.
김종수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복권기금 지원사업은 제주 해녀의 건강과 안전, 생계 안정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는 사업"이라며 "해녀들이 더 안전한 환경에서 생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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