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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감자튀김 먹었을 뿐인데…18세 소녀, 무심코 씹은 채소 한 조각이 부른 '이 반응'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12 21:00

수정 2026.04.12 21:24

무시된 알레르기 경고… 죽음을 부른 무심한 '당근 한 조각'
"계산 전엔 절대 못 나가!" 숨 헐떡이는 딸 앞 가로막은 식당
심폐소생술 대신 "문진표 먼저"… 골든타임 날려버린 타국 병원
가족과 함께 모로코에서 휴가르 보내던 중 알레르기 반응으로 사망한 릴리 킹.뉴시스
가족과 함께 모로코에서 휴가르 보내던 중 알레르기 반응으로 사망한 릴리 킹.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엄마 너무 예민하게 굴지 마"라며 당근 한 조각을 입에 넣은 18세 딸의 그 한마디가 영영 마지막 교신이 될 줄은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사랑하는 가족과 완벽한 휴가를 꿈꾸며 모로코로 떠났던 명문대 진학생 릴리 킹은 현지 식당에서 유제품과 견과류 등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거듭 경고했음에도 테이블에 놓인 주문하지도 않은 정체불명의 소스가 묻은 채소를 무심코 먹고 말았다.

음식을 먹은 직후 급성 전신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 쇼크라는 치명적인 바디시그널을 맞닥뜨렸다. 급히 항히스타민제를 삼키고 에피펜을 찔러 넣었으나 15분 만에 호흡이 곤란해질 정도로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었다.

구급차를 부르고 밖으로 뛰쳐나가려는 찰나 식당 직원이 계산 전에는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다며 사선을 헤매는 딸을 안고 있는 어머니의 앞을 가로막는 기막힌 촌극이 벌어졌다.



피가 마르는 실랑이 끝에 밥값을 치르고 가까스로 도착한 현지 병원조차 당장 심폐소생술이 시급한 환자에게 문진표 작성이 먼저라며 서류를 들이밀어 골든타임을 속절없이 날려버리는 관료주의적 행태를 보였다.

결국 릴리는 엄마 사랑해 미안해 안녕이라는 슬픈 작별 인사를 끝으로 뇌사 상태에 빠져 사흘 뒤 생명줄을 놓고 말았다. 딸을 잃은 아버지는 언어가 통하지 않는 해외 관광지 식당 직원들의 알레르기 무지함을 원망하며 의심스러운 식재료는 절대 입에 대지 말고 현지어 경고 카드를 반드시 지참하라는 피 맺힌 당부를 전했다.


아울러 무방비한 타국에서의 외식은 평범한 당근 한 조각조차 내 가족의 목숨을 앗아가는 끔찍한 러시안룰렛이 될 수 있음을 강력하게 경고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