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영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호르무즈 해협 해상 봉쇄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이란 갈등 해법을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사이의 균열이 더욱 깊어지는 양상이다.
12일(현지시간) BBC 등 외신은 영국 정부가 성명을 통해 항해의 자유와 해협 개방을 지속적으로 촉구하면서도, 미국의 봉쇄 작전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보도했다.
정부 관계자는 "영국은 트럼프의 봉쇄 작전에 동참할 계획이 없다"고 확인했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성과없이 끝난 것에 대해 스타머 총리는 중동의 추가 긴장 고조를 경고하며 두나라가 합의를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을 통해 전 세계 에너지 공급의 핵심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을 전면 봉쇄하겠다는 계획을 전격 발표했다.
그는 "미 해군이 즉시 호르무즈 해협에 진입하거나 나가는 모든 선박을 봉쇄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미군이나 평화적인 선박을 공격하는 이란인은 누구든 지옥으로 보내버릴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의 불참 결정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특히 그는 스타머 총리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에게 유화 정책을 폈던 네빌 체임벌린 전 영국 총리에 비유하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타머 총리는 전쟁이 끝난 후에야 군사 장비를 보내겠다고 한다"며 "장비는 전쟁 시작 전이나 전쟁 중에 필요한 것이다. 이는 전형적인 네빌 체임벌린 식 발언"이라고 깎아내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스타머 총리가 이란 공습을 위한 영국 내 미군 기지 사용을 일부 제한하자 그를 향해 인신공격성 발언을 쏟아낸 바 있다.
스타머 총리는 트럼프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최근 ITV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에는 지켜야 할 원칙과 가치가 있다"며 "지난 몇 주간 비판과 압박이 있었지만, 분명히 말하건대 우리는 이 전쟁에 끌려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은 현재 자국 기지를 미군의 '방어적' 작전에 한해 허용하고 있지만, 해협 개방을 위해 군사력을 동원하는 것에는 회의적이다. 영국을 포함한 다국적 연합체는 조만간 해협 개방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나, 대부분의 국가는 지속적인 평화 합의가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해군 자산을 투입하기를 꺼리고 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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