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평화 협상이 결렬된 직후, 호르무즈 해협 해상 봉쇄에 이어 이란 본토에 대한 제한적 군사 공격 재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협상이 결렬된 후 교착 상태를 타개하기 위한 추가 군사 조치를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말 하기 싫은 일이지만, 이란의 수역과 담수화 플랜트, 발전소들은 타격하기 매우 쉬운 목표물들"이라며 이란의 국가 기반 시설을 정밀 타격할 수 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백악관 대변인 올리비아 웨일스는 "대통령은 이미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명령해 이란의 갈취 행위를 끝냈다"며 "현명하게도 모든 추가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측은 향후 협상을 위한 이른바 '레드라인'을 명확히 했다.
이번 협상을 이끌었던 J D 밴스 부통령은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아 대화가 결렬됐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무기 보유 저지가 이번 전쟁을 시작한 결정적 요인임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상 봉쇄가 이란 정부 수입의 절반을 차지하는 석유 및 가스 수출을 차단해 이란을 고사시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카드라고 분석한다. 전 미국 국방부 관료인 매슈 크로니그는 "베네수엘라에서 효과를 거뒀던 봉쇄 전략을 이란에 복제해 정권을 궁지로 몰아넣을 기회"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위험 요소도 적지 않다. 좁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작전 중인 미 해군 함정들이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전쟁 장기화로 인한 유가 상승은 미 공화당의 중간선거 가도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트럼프의 경제 고문인 스티브 무어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즉시 해협을 확보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세계 경제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외교적 해결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란 대표단의 고위 관계자인 레자 아미리 모가담은 "이슬라마바드 회담은 신뢰가 강화된다면 모든 당사자의 이익을 위한 지속 가능한 틀을 만들 수 있는 기초를 놓았다"며 대화 지속 의사를 내비쳤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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