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수능 잘 보면 수시 합격 취소" 중앙대 구상에 교육부 제동

이보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13 12:06

수정 2026.04.13 12:06

"수시 납치 막겠다" 입시설명회서 새 전형 구상 공개
교육부 "고등교육법 시행령 위반"… 위법 입장 전달
/사진=뉴스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중앙대학교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높은 성적을 받은 학생에 대해 수시 모집 합격 대상에서 제외해 정시 지원을 가능하게 하는 새 입학 전형 도입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른바 '수시 납치'를 우려하는 학생을 고려한 제도지만, 교육부가 현행법 위반 판단을 내리면서 실제 도입은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

13일 교육계에 따르면 중앙대는 지난 9일 학생·학부모 대상 입학설명회에서 2028학년도 입시에 적용을 검토 중인 'CAU 수능 케어' 구상을 소개했다.

이 방안은 수시 논술전형 등에 응시한 학생이 수능에서 예상보다 높은 점수를 받아 정시에서 더 상위권 대학에 지원할 수 있을 경우, 중앙대가 해당 학생의 수시 합격을 취소해 정시 지원을 가능하게 해주는 방식이다.

현행 대입 제도에서는 수시모집에서 한 곳이라도 합격하면 정시 및 추가 모집에 지원할 수 없다.



수험생들 사이에서 이 제도로 인해 수능을 잘 봐도 더 상위권 대학에 지원하지 못하는 상황을 흔히 '수시 납치'라고 부른다.

'수시 납치'는 수시와 정시 전형 구조에서 비롯된다. 수험생은 통상 9월 초 수시 원서를 접수하고 11월까지 대학별 전형을 치른다. 수능은 11월 중순에 치러진다. 이후 12월 중순 수시 합격자 발표가 나오고, 수능 성적은 같은 달 초·중순 통지된다. 정시 모집은 다음 해 1월 초 시작된다.

중앙대는 이러한 부담을 줄여 학생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수시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설명했지만, 교육부는 위법 판단을 내렸다.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42조는 '수시모집에 합격한 사람은 정시모집 및 추가모집에 지원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교육부는 중앙대 측에 해당 구상이 현행법에 어긋난다는 입장을 구두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내용은 공식 전형 확정안이 아닌 설명회 수준의 구상인 만큼 당장 경고나 제재 조치가 이뤄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대학들은 통상 4월 말까지 다음 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확정해 발표해야 하며, 중앙대가 그 전에 관련 내용을 수정하면 별도의 행정 조치 없이 정리될 가능성이 크다.

교육부는 이번 방안이 실제 도입될 경우 대입 전반의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교육부 고위 관계자는 "수시 합격 이후에도 다시 정시에 지원할 수 있도록 허용되면 등록과 취소가 반복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최대 9번 이상 등록 취소와 재등록이 반복되는 상황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경우 대학은 합격자 재조정에 막대한 행정력을 소모하게 되고, 수험생들도 빈자리를 따라 연쇄적으로 이동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3월이 돼서도 신입생 구성이 확정되지 않는 혼란이 이어지는 등 대입 질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