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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 '수시 납치 방지' 전형 추진에 제동…교육부 "법 위반"

이보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13 14:38

수정 2026.04.13 14:38

'수시 지원해도 정시 지원하게 합격 대상서 제외' 추진 교육부 "법 위배"…전국 4년제 대학에 유사전형 금지 통보 중앙대 '해당 전형 시행하지 않기로 결정' 공지

중앙대학교 전경.중앙대 제공
중앙대학교 전경.중앙대 제공

[파이낸셜뉴스] 중앙대학교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예상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수시 지원자에게 정시 지원 기회를 열어주는 새 입학전형 도입을 추진했다가 제동이 걸렸다. 이른바 '수시 납치' 부담을 덜어 우수 학생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취지였지만, 교육부가 현행 법령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하면서 결국 시행하지 않기로 했다.

13일 교육계에 따르면 중앙대는 지난 9일 학생·학부모 대상 입학 설명회에서 2028학년도 입시에 적용을 검토 중인 'CAU 수능 케어' 구상을 공개했다.

핵심은 수시 지원자가 수능을 치른 뒤 예상보다 높은 성적을 받을 경우, 중앙대 수시 합격 대상에서 제외해 다른 대학 정시 모집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입시는 통상 9월 초 수시 원서 접수로 시작된다.

수험생들은 11월까지 대학별 논술·면접 등 수시 전형을 치른 뒤 같은 달 중순 수능을 본다. 수능 성적은 12월 초·중순 통지되고, 수시 합격자는 같은 달 중순 발표된다. 정시 모집은 다음 해 1월 초 시작된다.

문제는 현행 제도상 수시에 한 곳이라도 합격하면 정시와 추가 모집에 지원할 수 없다. 수능 성적이 예상보다 높게 나와도 더 상위권 대학에 지원하지 못해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이를 '수시 납치'라고 불러왔다.

중앙대는 이런 부담을 덜어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수시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지만, 교육부는 위법 소지가 명확하다고 선을 그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능 성적 발표 이후 수시 지원자가 사실상 지원을 철회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고등교육법 시행령과 대입전형기본사항에 위배되는 사안"이라며 "지난 10일 전국 4년제 대학에 관련 내용을 전형 설계에 포함하지 않도록 공문을 통해 안내했다"고 밝혔다. 이어 "학생부 위주 전형이나 수능 위주 전형 등 각 전형의 핵심 요소가 지나치게 약화되지 않도록 유의해 달라고 대학들에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교육부의 위법 판단이 나오자 중앙대는 해당 구상을 철회했다.

중앙대 입학처는 이날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대입전형 기본사항 및 관계 법령 등에 대한 세밀한 검토를 통해 수능 케어 제도를 마련했으나, 관련 제도와 일부 부합하지 않는 측면이 있어 시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실제 이 같은 제도가 도입될 경우 입시 혼란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교육부 고위 관계자는 "수시 합격 이후에도 다시 정시에 지원할 수 있게 되면 등록 취소와 재등록이 연쇄적으로 반복될 수 있다"며 "대학의 합격자 재조정 부담이 커지고, 심할 경우 3월이 돼서도 신입생 구성이 확정되지 않는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