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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탈모, 탈모 병원에서 받은 첫 치료는?

김현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13 15:38

수정 2026.04.13 15:39

미국 FDA와 한국 식약처에서 승인한 탈모 치료제 중 여성에게 보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약은 미녹시딜이 유일하다. 그러나 보톡스 치료와 같이 다양한 보조 치료가 주목받고 있다.
미국 FDA와 한국 식약처에서 승인한 탈모 치료제 중 여성에게 보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약은 미녹시딜이 유일하다. 그러나 보톡스 치료와 같이 다양한 보조 치료가 주목받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여성 탈모가 진행되고 있다. 강남의 한 탈모 전문 병원을 찾아 파노라마 사진 촬영, 근접 사진 촬영, 자율신경계 검사를 진행하고 내친김에 치료도 진행했다. 효과를 체감하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나 여성 탈모에 대한 정보가 희박한바, 같은 정보가 필요한 이들을 위해 치료 경험을 공유한다.

편집자주: 탈모 전문 콘텐츠를 만들다 탈모를 발견했습니다. 탈모를 치료하는, 탈모가 있는, 탈모가 두려운 사람들을 만나 탈모 해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탈모 전문가 100인 인터뷰> 기사도 연재하고 있습니다.

여성 탈모에 승인된 유일한 치료는 '미녹시딜'

진료실에서 나의 두피와 모발 사진을 자세히 분석한 의사는 이렇게 말했다.

"머리카락이 많이 가늘어요. 미녹시딜 바르고 있어요?"
"음… 한 달 정도 발랐었는데요. 사실 제가 가족계획이 있어서요."

사실 몇 달 전부터 미녹시딜은커녕 영양제 하나 고르는 것도 조심해 왔다. 게다가 미녹시딜, 그러니까 미녹시딜을 함유한 특정 제품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해당 제품의 뒷면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다음과 같은 사람은 이 약을 사용하지 말 것. 1) 18세 미만 환자 2)임부 또는 임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여성 및 수유부' 2)에 해당하는 사람이 바로 나다. 약병에도 쓰지 말라고 쓰여 있다. 도무지 쓸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 돌아오는 의사의 대답은 의외였다.

미녹시딜을 사용한 특정 제품의 '사용상의 주의 사항'. 약학정보원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사진: 약학정보원 홈페이지 [나의 탈모 해방일지]
미녹시딜을 사용한 특정 제품의 '사용상의 주의 사항'. 약학정보원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사진: 약학정보원 홈페이지 [나의 탈모 해방일지]

"그래서 안 발랐어요?"

어쩐지 혼내는 것 같은 투다. 당연히 그렇다고 대답하려는 찰나, 의사가 말을 이어간다.

"미국 FDA가 안내하는 약물 등급에서 X 등급인 약물은 절대 사용하면 안 됩니다. A는 안전하다는 뜻 이고요. C등급은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지금까지는 문제 없었다 정도로 이해하면 됩니다. 미녹시딜은 C 등급이에요. 아직 먹거나 발라서 문제가 된 사람이 없다는 거죠. 미녹시딜을 바른 부모에게서 자란 신생아가 늑대인간처럼 털이 많이 자란 사례는 있어요. 그마저도 곧 좋아졌고요. 그러니까 임신을 확인하기 전 까지 미녹시딜을 사용해도 상관없다는 거예요. 음… 물론 산부인과 선생님들이 들으시면 화를 내실 수도 있겠네요."

미녹시딜은 미국 FDA와 한국 식약처가 탈모 치료 약으로 허가한 단 3개의 약 중에 하나다. 그중 2개는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로 남성 호르몬에 관여하기 때문에 여성 탈모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기엔 무리가 있다. 그러니 미녹시딜은 허가 받은 탈모 약 중 여성 탈모에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약인 것이다. 의사는 유일한 여성 탈모 치료제이자 임신 관련 약물 C등급인 미녹시딜을 쉽게 포기하는 것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하는 투다.

의사의 말을 듣고 고민에 빠졌다. 그렇지만 오늘부터 다시 바르겠노라 장담할 수는 없었다. 아마 많은 여성이 같은 고민에 놓여있을 것이다. 조금 더 고민해 보기로 한다.

두피의 긴장도를 낮추어 혈류를 늘리는 '보톡스'
"보톡스 맞고 갈래요?"
"보톡스 맞아도 돼요?"

의사는 미녹시딜도 꺼리는 내게 되려 보톡스를 권했다. 보톡스라는 말로 일컬어지는 '보툴리눔 톡신'은 근육의 부피를 줄일 때 주로 사용하는 약물이다.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이 방출되는 것을 일시적으로 차단하여 근육의 긴장을 줄여주는 원리다.

탈모 치료에서는 두피의 모상건막 주위에 보톡스를 주입해 두피의 근육을 이완하고, 혈관에 가해지는 압박을 줄이려는 용도로 사용한다. 이렇게 하면 혈류가 늘어나 모낭 세포에 산소와 영양을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게 된다. 모낭 세포의 신진대사가 활성화되는 것.

보톡스 역시 FDA 약물 등급 C등급이다. 덧붙여 국소적으로 작용해 전신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적고, 분자의 크기가 큰 편으로 혈류를 타고 태반을 통과할 가능성이 매우 낮은 편에 속한다.

다양한 정보를 분석한 후 용기를 내 보톡스 치료를 결정했다. 그리고 전두부에 보톡스 1cc를 고르게 주입했다. 과연 보톡스는 경직된 나의 두피를 이완해 평화로운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을까? 단 한번의 치료지만 치료에 첫 발을 내 딛은 바, 기대가 되는 마음은 숨길 수 없었다.

보톡스를 두피에 직접 주입하는 장면. 보톡스는 '두피'라는 국소적인 환경을 개선하는데 쓰이며 전신 부작용이 적다. 다만 탈모 치료에 있어 보조치료 이상의 의미를 가지기 어렵다. [나의 탈모 해방일지]
보톡스를 두피에 직접 주입하는 장면. 보톡스는 '두피'라는 국소적인 환경을 개선하는데 쓰이며 전신 부작용이 적다. 다만 탈모 치료에 있어 보조치료 이상의 의미를 가지기 어렵다. [나의 탈모 해방일지]


*기사 속 처방은 논문을 바탕으로 한 의사 개인의 의견이며 기자 역시 개인의 결정을 바탕으로 치료를 진행하였습니다.

*본 기사는 특정 병원이나 의사, 치료법을 홍보하는 기사가 아니며 의료 행위에 대한 선택과 결과는 본인에게 있습니다.


kind@fnnews.com 김현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