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원료 수직계열화로 SAF·친환경연료 밸류체인 완성"
[파이낸셜뉴스] HD현대오일뱅크가 국내 최대 바이오디젤 원료 생산기업인 대경오앤티 인수전에서 일본 에네오스를 제치고 승기를 잡았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대경오앤티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에 HD현대오일뱅크-테넷에쿼티파트너스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예상 거래가액은 5000억원 안팎이다.
대경오앤티의 매각 대상은 유진프라이빗에쿼티(PE)·산업은행(60%)과 SK온(40%)이 보유한 지분 100% 전량이다. SK온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이번 매각을 추진해왔다.
이번 인수전은 사실상 '한일전' 양상이었다. 앞서 HD현대오일뱅크와 일본 최대 정유사 에네오스가 인수 적격 예비후보(숏리스트)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며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초기에는 제이앤드파트너스·케이스톤파트너스가 HD현대오일뱅크·LX와 손잡고 별도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도 거론됐으나, 최종적으로 테넷에쿼티파트너스와의 컨소시엄이 우협을 따냈다.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이번 컨소시엄 참여는 안정적인 바이오 원료 수급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전략적 투자자(SI)로서 소수 지분에 참여하고자 하는 차원"이라며 "다만 현재는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된 단계로, 인수가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컨소시엄의 재무적투자자(FI)인 테넷에쿼티파트너스는 MBK파트너스 출신 심진보 대표가 2024년 1월 독립해 설립한 신생 PE다. 설립 첫해 변압기 업체 파워맥스를 2000억원대에 인수하며 업계에 두각을 나타냈고, 이번 대경오앤티 딜로 설립 2년 만에 연속 대형 거래를 성사시키게 됐다.
HD현대오일뱅크가 대경오앤티에 주목하는 이유는 지속가능항공유(SAF)와 바이오디젤 등 친환경 연료 사업의 '원료 병목'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HD현대오일뱅크는 2024년 대산공장 내에 국내 최초 초임계 공법 바이오디젤 전용 공장을 준공, 연간 13만t 규모의 상업 생산을 시작했다. 같은 해 일본 마루베니를 통해 ANA항공에 SAF를 수출하며 국내 정유사 최초로 바이오항공유 해외 수출에도 성공했다. 이후 대한항공 인천-고베 노선에도 SAF 공급을 개시하며 국내외 항공사로 고객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HD현대오일뱅크가 대경오앤티의 전국 단위 원료 수집망과 정제 기술력을 흡수할 경우, 폐식용유·동물성 유지 수거부터 바이오디젤·SAF 생산까지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가 완성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항공업계의 SAF 의무 혼합 비율이 단계적으로 높아지는 상황에서, 안정적 원료 확보는 곧 가격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한 IB 관계자는 "정유업계가 전통 석유제품에서 '화이트바이오'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과도기에 원료 기업 확보는 사실상 필수"라며 "HD현대오일뱅크가 에네오스를 제치고 우협을 따낸 것은 국내 바이오연료 밸류체인의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고 평가했다.
1995년 설립된 대경오앤티는 돼지 부산물 등을 가공해 동물성·식물성 유지를 생산하는 국내 최대 바이오디젤 원료 기업이다. 바이오디젤 국내 시장점유율이 약 5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폐식용유(UCO)를 수거·정제해 바이오디젤 원료를 만드는 사업을 대폭 확대했다. 유지 생산 과정에서 탄소가 배출되지만, 폐식용유 재활용 등을 통해 오히려 배출량 이상의 탄소배출권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