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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봉법, 대화로 풀라고 만든 법… 노사 모두 과한 측면있어"

김준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13 18:22

수정 2026.04.13 18:22

박수근 중노위원장 기자간담회
노동계에 "무리한 주장 많다" 지적
교섭 진행시 의제범위 기준 질문에
"아직 준비 안돼… 고민해야할 일"
노란봉투법 시행 한 달 간 노동위원회에 접수된 원청의 사용자성 관련 사건은 총 294건이다. 박수근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은 교섭사실 요구 시정 신청이 내주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박 위원장은 개정법 시행 이후 노사가 각각 지나치게 공격적·방어적인 기제를 고집하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사용자성 인정 이후 쟁점은 교섭의제 범위와 파업요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된 의제에 다양한 조건을 붙이려는 노동계와 이를 회피하려는 경영계 간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다.



■"시정신청 급증 전망…노사 과해"

박 위원장은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하청노조의 교섭요구에 사용자가 공고하지 않으면 이의 절차가 들어온다"며 "현재 사용자 공고가 별로 없어 이에 대한 시정 신청을 다음 주와 다다음 주 많이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개정법이 시행된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총 372개 원청 사업장을 대상으로 하청노조 1012곳이 교섭을 요구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 중 하청노조의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한 원청사업장은 33곳에 불과하다.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않은 원청에 대한 하청노조의 시정신청이 내주부터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박 위원장의 전망이다.

박 위원장은 노란봉투법이 '하청 근로자의 전체적인 권리를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소통에 나서라는 취지'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노사 모두 과한 측면이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경영계를 향해 "임금이나 직접고용에 관해선 아니더라도 일하는 방식에 관해선 대화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경영계는 인정하고 싶지 않아 한다. 일부를 인정해서 대화하면 임금 인상, 직접고용까지 엮이지 않을까 해서일 텐데, 이 법의 취지는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인정이 안 되는 부분에 대해선 사용자도 정당하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노동계에 대해서도 "노동계도 강하게 주장하는 것이 많다"며 "노동계의 과한 주장은 축소·정리하고 사용자가 불편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짚었다.

■쟁점은 의제범위·파업요건

사용자성이 인정돼 교섭절차를 진행해야 하는 원·하청의 다음 쟁점은 교섭의제 범위와 파업요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은 노동위가 사용자성을 인정한 교섭의제 외 부수적인 의제가 우회적으로 붙을 수 있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고 답했다.

예컨대, 노동위로부터 산업안전 분야 교섭 필요성을 인정받은 하청노조가 실제 교섭 과정에서 산업안전 업무 강화를 이유로 근로조건·수당 상향을 우회적으로 요구했을 때 이를 판단할 기준이 아직 명확하지 않다는 해석으로 읽힌다.


박 위원장은 "분별을 해봐야 한다"며 "노동위 업무에 관한 사안이고, 고민사항"이라고 덧붙였다.

파업요건은 또 다른 쟁점이다.


박 위원장은 "하청노조가 A 사안을 갖고 교섭하다가 파업할 때쯤 B 사안까지 첨부했을 때 쟁의행위가 정당하냐 부당하냐에 대해선 판례는 주된 사안이 무엇인지를 보고 있다"며 "아직 거기까지 안 갔지만, 굉장히 어려운 문제"라고 답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