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정책

'원화 스테이블코인' 밑그림 짠 한은… 은행 중심 발행 못박아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13 18:27

수정 2026.04.13 18:27

가격 급등락·비트코인 오지급 등
민간 코인시장 구조 취약성 지적
내부통제 체계 부재, 주 원인 꼽아
'서킷 브레이커' 유사 장치 필요
'원화 스테이블코인' 밑그림 짠 한은… 은행 중심 발행 못박아
한국은행이 민간 가상자산 시장의 구조적 취약성을 지적하며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시 은행 중심 환경을 설계해야 한다는 주장을 공식화했다. 그간 공공의 영역이었던 화폐를 민간으로 이전하는 수단인 만큼 금융권 내 규제 안정성이 가장 높은 은행이 발행을 담당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비은행은 혁신·유통… 발행은 은행"

한은은 13일 발간한 '2025년 지급결제보고서'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조성 초기 비은행 역할은 혁신적 활용사례 발굴 및 유통, 이용자 확보 등으로 규정됐다. 은행이 발행을 비롯해 준비자산 관리, 자금세탁방지 등을 맡을 수 있다고 봤다.

실제 여당 주도로 입법이 추진 중인 디지털자산기본법에 은행권이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 지분을 50%+1주(51%룰) 보유해야 하는 내용이 담기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핀테크 등을 중심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쓰이지 않은 채' 리스크 관리에만 치중되면 활성화를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한은 관계자는 "은행 중심 컨소시엄에 발행을 허용하고 점차 확대해 나가는 방안이 바람직하다"며 "은행은 이미 엄격한 자본·외환규제를 받고 있으며, 중앙은행 제도의 틀 안에 있어 금융안정 리스크를 억제하고 통화신용정책과 조화를 이루기도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서킷 브레이커 도입해야"

한은은 기본적으로 민간 스테이블코인의 내재적 위험성을 경계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에도 지난해 10월 국내외 스테이블코인 가격 급등락 사례를 제시하며 "가상자산 시장의 구조적 취약성을 보여줬다. 일부 거래소의 운영 부실로 이상 상황 발생시 적절한 통제가 이뤄지지 못하는 한계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중국 관세 부과 발표 이후 국내에선 UDS1·USDT 등이 급등했고, 반대로 해외에선 시가총액 세계 3위 USDe가 추락했다. 양쪽 모두 레버리지 선물 거래 등으로 인해 빚어진 현상이었다.

올해 2월 발생했던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도 거론했다. 이벤트 당첨금 지급 과정에서 단위를 원화가 아닌 비트코인으로 잘못 입력해 62만원 대신 62만비트코인(약 60조원)이 빠져나간 사고였다.

한은은 내부통제 체제의 부재를 본질적 원인으로 꼽았다. 상급자 결재, 내부 감시부서 확인 없이 지급 절차가 진행됐고, 내부 장부와 실제 블록체인 지갑 잔고 간 대조가 하루 한 차례뿐이라 양자 간 괴리가 발생하고 있던 점 등을 그 이유로 들었다. 그러면서 대량주문 등 이상거래, 가격 급변동 등을 중지시킬 수 있는 한국거래소 '서킷 브레이커' 같은 장치 도입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어느 블록체인 택해야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제도화한다면 어떤 블록체인 위에 올릴 지도 결정해야 한다. 블록체인은 크게 네 가지로 구분된다. 접근 허가 방식을 기준으로 퍼블릭과 프라이빗으로, 활동 통제 수준에 따라 비허가형과 허가형으로 나뉜다.

현재 널리 활용되는 이더리움이나 솔라나 등은 퍼블릭-비허가형이다. 문제는 탈중앙성으로 인해 거래주체의 신원 확인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자금세탁 등에 대처하기가 어렵다.

그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형태가 하이브리드 형태인 퍼블릭-허가형이다.
누구나 원장 정보를 조회할 수 있도록 해 개방성은 확보하면서도 거래 수행이나 노드(블록체인에 연결된 개별 컴퓨터나 서버) 운영 등 특정 권한 획득을 위해선 고객확인(KYC)을 거치도록 하는 방식이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